욕설, 비아냥... 반사회적 성향 금쪽이, 오은영도 경악했다
[김종성 기자]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역대급'이라는 말을 붙일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14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9살 외동 아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가 오은영 박사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금쪽이 문제로 늘 불안에 떨고 있었고, 불면증 약을 복용 중일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학교 선생님조차 버티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길을 잃어버린 금쪽이네는 그만큼 도움이 간절했다.
금쪽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10일 정학' 처분을 받았고, 2학년 들어서는 학교폭력위원회까지 열렸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피해를 입고 있는 터라 금쪽이 엄마는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현재 담임 선생님 혼자 감당할 수 없어 협력 교사, 협력 강사, 교감 선생님, 엄마까지 5명의 어른이 금쪽이를 케어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엄마는 직장까지 그만둔 상태였다.
도대체 금쪽이는 어떤 상태일까.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 후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잘 놀던 금쪽이는 갑자기 소리를 치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울음을 터뜨리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표정이 돌변했다. 친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교실 뒤편에 대기하고 있던 엄마는 깜짝 놀라서 다가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며 훈육에 나섰지만, 금쪽이는 듣는 둥 마는 둥했다.
금쪽이는 화가 났는지 엄마 손을 꼬집었고, 갑자기 친구를 공격했다. 이를 제지하는 엄마에게 거친 말을 쏟아부었다. 잠시 후에는 급 사과를 하기도 했다. 금쪽이의 감정 상태는 시시각각 급변했다. 오은영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엄마는 금쪽이가 ADHD 진단 후 약을 복용 중이며, 유치원 때도 문제 행동을 보였으나 심해진 건 초등학교 입학 후라고 대답했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금쪽이 관찰 포인트>
① 화나면 마음대로 해도 돼
② 돌변하는 감정과 태도
③ 급 사과는 진심일까
오은영은 금쪽이의 관찰 포인트를 세 가지 언급한 후 좀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떼를 써서 체육 수업에 참여하게 된 금쪽이는 즐겁게 피구를 하다말고 갑자기 화를 냈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공을 달라며 고집을 피워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든 후에 웃기도 했다. 잠시 후, 주변에 있던 친구들을 막무가내로 공격했다. 체육 시간은 삽시간에 엉망이 됐다.
교실로 돌아온 뒤에는 친구와 함께 놀았는데, 다른 친구가 다가오자 소리를 지르며 적대시했다. 기분이 상했는지 이전까지 잘 놀던 친구마저 사정없이 공격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감정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다. 좋은 감정이든 좋지 않은 감정이든 몇 초 안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또, 대인 관계의 연속성과 지속성도 없었다. 우호적인 친구여도 화가 나면 무차별 공격했다.
잠시 후, 금쪽이는 자신을 만나러 온 교감 선생님에게도 반말과 막말을 쏟아부었다. 살벌한 눈빛으로 거친 말을 마구 내뱉었다. 진정시키려 복도로 데려갔지만 난감한 상황은 계속됐다. 금쪽이는 교실로 도망쳤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귀청을 찢을 듯한 괴성에 교실은 충격으로 가득했다. 결국 교감 선생님은 금쪽이를 교실에서 데려 나와 분리시킨 후 훈육에 나섰다.
금쪽이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추스르지 못했고, 교감 선생님을 향해 폭력을 행사했다. 또,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충격을 넘어 공포스러운 초2의 언어 폭력에 교감 선생님도 할 말을 잃은 듯했다. 30분째 진정되지 않던 금쪽이는 갑자기 태세를 전환했다. 돌연 사과를 하더니 교감 선생님 품에 안겼다. 드디어 금쪽이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한 걸까.
아니었다. 금쪽이는 교감 선생님을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혀를 내밀어 조롱했다. 또, 한쪽 입꼬리만 올린 싸늘한 표정으로 응시했고, 이름을 부르며 농락하기도 했다. 충분히 화가 날 상황이었지만, 교감 선생님은 인내했다. 심적 고통을 버텨내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참담한 표정으로 영상을 보던 정형돈은 "금쪽이를 학교에 꼭 보내야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 후 솔루션 방향을 세울 때 등교 중지가 계획의 일부라면 괜찮지만, 교육의 틀에서 무턱대고 아웃시켜서는 안 됩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와 같은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피해를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교육의 틀에서 제외시켜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만, 솔루션의 과정에 등교 중지가 포함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갖고 있는 문제가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면 품행 장애, 성인이 되면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확장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란 타인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침해하며, 반복적인 공격성과 무책임함을 보이는 인격장애를 의미하는데, 무차별 폭행이나 잔혹한 살인 등 여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금쪽이의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했다. 오은영은 사회적 규범 내재화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그렇다면 그동안 부모가 놓쳐왔던 것은 무엇일까. 외식을 하기로 한 금쪽이네는 출발부터 삐거덕댔다. 금쪽이는 메뉴를 정하다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자 고집을 피우기 시작했고, 수상한 소리를 내더니 구토를 했다. 결국 메뉴는 금쪽이 뜻대로 결정됐다. 식당에서도 금쪽이의 생떼는 계속됐다. 식당에 비치된 뽑기를 하고 싶다고 떼를 쓰다 욕설을 내뱉고 울음을 터뜨렸다.
부모는 서둘러 외식을 마무리하고 식당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아빠는 금쪽이에게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금쪽이는 그런 아빠에게 주먹질을 했다. 그 상황에서 아빠는 묵묵히 맞고만 있었다. 광분한 금쪽이는 엄마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잠시 후, 이번에도 급 사과를 했고, 자신을 진정시켜 달라며 "여기서 떨어뜨려 죽여주세요"라고 애원했다.
"몇가지 뼈아픈 얘기를 하려고요. 일단, 금쪽이가 급 사과 하는 이유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오은영)
품행 장애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공통점은 양심의 가책 결여이다.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고, 규범과 질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죄책감을 표현한다. 금쪽이는 잘못을 뉘우치는 과정이 습득되지 않은 상태였다. 거짓 사과라기보다 무엇이 문제인지 배우지 못한 것이다.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부족한 건 진정한 반성에 필요한 '적절한 죄책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구토는 왜 했을까.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여러 차례 다뤘듯이 과거부터 학습된 구토의 장점, 그러니까 부모를 쥐락펴락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방법을 익히고 활용한 것이었다. 오은영은 가정 교육과 훈육에서 빠진 나사를 되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쪽이를 대하는 부분에 있어서 엄마와 아빠의 육아관 차이도 도드라져 보였다.
다음 날, 특단의 조치로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하자 금쪽이는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썼다. 막무가내로 등교 준비를 하며 반항했다. 엄마가 훈육을 시도하자, 금쪽이는 곧바로 아빠를 찾았다. 엄마의 단호한 훈육이 불만인 아빠는 금쪽이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엄마가 홈스터디를 시키가 금쪽이는 쌩떼를 쓰고, 발길질로 위협했다. 엄마의 지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나는 엄마를 사랑하는데 엄마는 나를 미워해"라는 말로 엄마의 마음을 나약하게 만들었다. 결국 엄마는 무너졌고, 이를 파악한 금쪽이는 울음을 뚝 그치고 비아냥과 막말을 퍼부었다. 아빠는 그런 금쪽이를 달래고 안아주기만 했다. 아빠에게 위로를 받은 금쪽이는 엄마에게 가서 사과를 했다. 엄마는 "쉬어"라며 물러섰다. 금쪽이는 정말 반성한 걸까.
"이 댁에 없는 게 너무 많아요. 집 안 내에서는 금지가 별로 없고, 한계 설정을 안 한다, 제한도 없는 거 같다... 없는 게 너무 많아요." (오은영)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한편, 금쪽이는 교내 상담실에서 친구들의 요청에 유순히 응하며 사과까지 했다. 기분 좋게 교실로 돌아온 금쪽이는 수업에 임했다. 하지만 협력 교사가 옆에 앉자 그림을 대신 그려달라고 요구했고, 담임 선생님이 이를 제지하자 바로 울음을 터뜨리며 생떼를 부렸다. 소리를 지르고 위협적인 행동을 이어갔고, 방금 전 화해했던 친구를 약올렸다. 또다시 교실을 위기에 빠뜨렸다.
오은영은 ADHD 증상은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약물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뿐 인간을 개조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훈육 부재는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단호한 훈육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과정이 절실했다. 그 어느 때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금쪽이 변화를 위해 엄마 아빠의 강한 의지가 요구됐다.
"친구들은 금쪽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넌 나쁜 아이라고. 친구들이 나를 무서워 해. 너랑 다른 반 되고 싶어. 너 때문에 학교 다니기 싫어."
주변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금쪽이는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또, 엄마에 대해서는 "엄마 편하게 살라고. 내가 없으면 엄마가 편해질 것 같아. 엄마 손을 잡으면 나는 다 괜찮아"라고 말해 듣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백 투 더 스쿨 프로젝트'였다.
"일단 학교에 보내지 마십시오."
오은영은 문제의 원인을 찾았으니 솔루션을 위해 금쪽이를 잠시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학교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계획 중의 일부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집에 있을 때 금쪽이 마음대로 편하게 지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곧장 '단기 홈스쿨링'을 실시해 학교 시간표 대로 가정에서 지도할 것을 제안했다.
금쪽이를 만난 오은영은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 규칙을 알려줬다. 폭력, 욕설, 위협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금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은영의 말을 경청했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음 주 예고편에는 지난한 솔루션 과정이 담겨 있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힘든 과정을 겪었을 금쪽이와 엄마 아빠가 훈육의 답을 찾아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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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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