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사퇴 등 거론' 함양군 행정국장-의회 의장 사이 무슨 일?
[윤성효 기자]
▲ 경남 함양군청 전경. |
ⓒ 함양군청 |
김성진 경남 함양군청 행정국장과 박용운 함양군의회 의장이 '부군수 부임인사 거부'와 '인사 개입', '밤길'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논란이다. 양측 사이에 사과, 사퇴, 고소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김 국장과 박 의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 함양군청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서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아닌 두 사람이 글을 올려 싸우고 있다.
먼저 김 국장이 14일 오후 "함양군민에게 고합니다"는 글을 올렸고, 이날 늦은 오후 박 의장이 "입장문"을 게재했으며, 여기에다 김 국장이 이날 밤 "사실관계 점검"이라는 제목으로 재반박한 것이다.
부임 인사?... "의장실 밖에서 대기"-"사전 조율 먼저"
논란 하나는 '부군수 부임인사 거부' 관련이다. 김성진 국장은 먼저 글에서 "6일 오전 부군수를 모시고 의장실에 찾아갔었고, 마침 의장이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계시어 나가라고 하기에 의장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 국장은 "조금 지나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 따라 나가니 의회 청사 앞 차에 타고 계시기에 부군수 부임인사 왔는데 인사는 받아 주셔야지 너무 하시는 거 아니냐고 항의하고 헤어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용운 의장은 "5일 부임인사는 의회 일정상 차후 조율하여 방문하기를 권유하였으나 일방적인 1차 부임인사 방문으로 일부 의원들께만 인사를 하고 돌아갔고, 6일 2차 방문시에도 의장 부재 여부만 확인한 집행부의 일방적인 방문으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차후 일정을 상호 조율하여 방문 가능함에도 행정국장은 부군수 인사를 받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전 예정된 민원인과 현장에서 면담 일정으로 출장을 가는 차량에까지 따라 나가 의장에 고성을 지르고 막말을 하며 언쟁을 하여 주위에서 말린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의 주장에 대해, 김 국장은 "부군수 부임인사를 안 받겠다 했는데 왜 왔냐고 하시더니, 이제는 일정 조율하신다고 한다"고 재반박했다.
'인사 개입'은?... "사전 설명 없어"-"완전 독립"
두 번째 논란은 '인사 개입' 문제다. 김성진 국장은 처음 글에서 "박 의장은 1월 1일자 상반기 공무원 정기인사에 관해 보이코트를 하였을 뿐 아니라, 7월 1일자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행정국장이 군청 인사 발표 전에 의장께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군수 부임인사 거부하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지방의회는 어느 법규에도 공무원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군의원은 집행부 공무원의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계속 공무원 인사권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군의회 의장이라는 직위를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함양군과 군의회 소속 공무원 인사는 상호 협의를 통해 발령을 내고 있으나 2023년 1월 의회 직원 인사는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채 집행부의 일방적인 인사가 단행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7월 하반기 정기인사에도 간부공무원의 승진, 전보 등의 발령사항에대해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해오던 사후 설명이 전혀 없었고, 특히 하반기 정기인사와 관련해 집행부에 승진·전보 등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김 국장은 재반박에서 "2021년 1월 지방자치법(제103조, 사무직원의 정원과 임면 등)이 개정되어,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무직원의 인사권이 완전 독립되어, '의장의 추천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가 없어졌는데도, 모르고 계신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밤길' 논란은?... 수면장애 겪어-함축적 의미
또 '밤길'이란 단 사용 관련한 논란이다. 김 국장은 앞 글에서 "의장께서 화장실에서 나오시는 것을 보고 다가가서 '오전에 목소리 높여 죄송하다'라고 하니 의장께서 저에게 대뜸 '밤길'이라는 말씀을 하시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되물으니 당신하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의장실로 들어가셨다"고 했다.
김 국장은 "군민을 대표하는 의장께서 '밤길'이라고 운운하시니 마치 조직폭력배의 수장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매우 불안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껴 사설경호원이라도 고용해야 일상 생활이 될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말을 건네는 과정에서 '밤길'이라는 짧은 한 마디의 의미를 협박과 신변의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일방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여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여기서 '밤길'이라고 말한 내면의 의미는 의회 앞에서 동료의원과 부군수,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고성을 지르는 행위와 국장의 위협에 의장이 밤길 무서워 다닐 수 있겠냐는 함축적인 의미"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재반박에서 "의장께서 화난 얼굴로 격앙된 목소리로 '밤길' 운운하신 게 오전에 제가 목소리 높여 의장께 부군수 부임인사를 안 받으시는 거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라고 항의한 게 그렇게 충격이셨나 보다"며 "그런데 왜 제가 '밤길이라뇨'라고 두 번이나 되물었을 때 답변도 없이 당신과 말하지 않겠다며 가셨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밤길'이란 말에 수면장애를 겪고 정신과의원 상담을 받아 수면제 처방을 받았다고 했다.
김성진 국장은 앞 글에서 "의장으로부터 신변의 위협과 함께 씻을 수 없는 모멸감을 느끼게까지 했다"거나 "공무원에게 협박하거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는 행위는 위법"이라 했고, 뒤 글에서는 "폭행죄로 고소할테니 저를 무고죄롤 고소하고, 경찰서에서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 지 거짓말 탐지기로 가려 보자"고 했다.
박용운 의장은 "간부 공무원으로서 집행부와 의회의 대립을 조율해 나가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분란을 초래하고 사적인 감정을 개입하여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등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행정국장은 집행부를 대표하는 군수가 아니라 국장이라는 지위를 가진 개인 공무원으로서 의회에 대항하는 태세는 지방의회의 견제기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함양군청지부 자유게시판에 김성진 행정국장과 박용운 함양군의회 의장이 올린 글의 일부.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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