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이 정도야? '당뇨환자의 과음' 간암 위험 3.29배 커진다 [건강한 가족]
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유수종·조은주 교수·강남센터 정고은 교수팀
14년 전 국가검진한 938만 명 분석
공복혈당 수치와 간암 연관성 밝혀
당뇨라면 간암 예방 위해 금주 필요
공복혈당 수치가 높을 경우 음주량이 늘어나면 간암 위험도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음하는 당뇨 환자는 비음주 정상 혈당의 일반인보다 간암 위험이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유수종·조은주 교수, 강남센터 정고은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38만7670명을 대상으로 혈당 수준에 따른 알코올 섭취량 및 간암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대표적인 위험 인자로는 간경변, B·C형 간염바이러스, 과체중, 흡연, 과음, 당뇨병 등이 꼽힌다. 기존에도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높은 혈당 수치’가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두 가지 위험 인자의 조합이 복합적으로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연구된 바 없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측정된 공복 혈당 수치에 따라 성인 938만여 명을 ▶정상 혈당(100㎎/dL) ▶전 당뇨(100~125㎎/dL) ▶당뇨(≥126㎎/dL) 3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각 집단을 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1~209g) ▶과음(≥210g)으로 다시 구분했다. 여기서 한 잔의 알코올 함량은 8g으로 정의했다.
그룹별 간암 발생 위험비를 분석한 결과, 모든 혈당 수준에서 알코올 섭취가 증가하면 간암 위험도도 선형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 혈당군 및 전 당뇨군에 비해 ‘당뇨군’에서 알코올 섭취 증가에 따라 간암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정상 혈당 비음주군 대비 간암 위험은 전 당뇨의 경우 경·중등도 음주군이 1.19배, 과음군은 1.67배 증가했다. 당뇨군의 간암 위험은 경·중등도 음주군 2.02배, 과음군은 3.29배 증가했다. 즉 공복혈당 수치로 평가한 혈당 수준이 높을수록 알코올 섭취량 증가에 따른 간암 위험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추가적으로 정상 혈당 비음주군 대비 정상 혈당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1.39배 컸고, 당뇨 비음주군은 1.64배로 음주 수준보다 혈당 수준이 간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음주량과 관계없이 간암 위험이 높았던 이유다.
연구팀은 따라서 당뇨나 전 당뇨로 진단받은 사람은 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금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알코올 섭취량과 혈당 상태의 상호작용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며 “개인의 혈당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음주도 간암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간암 예방 전략 수립 시 개별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 온라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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