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의 酒저리]신이현 대표 "술에는 만든 이의 철학 오롯이 담겨"

구은모 2023. 7.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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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본인과 닮은 술을 만듭니다. 술을 마신다는 건 그 술을 만든 사람의 철학과 문화적 토양을 함께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대표는 "우리의 농사법과 양조법을 보고 이런 방식으로도 농사를 짓고 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술을 매개로 이 공간이 우리의 철학을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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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충북 충주 '작은 알자스 레돔' ②
양조자 지향과 삶의 방식 녹아있어
내추럴 와인의 편안함 공유하고파

"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본인과 닮은 술을 만듭니다. 술을 마신다는 건 그 술을 만든 사람의 철학과 문화적 토양을 함께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알자스 레돔'을 운영하는 도미니크 에으케, 신이현 부부.

신이현 작은 알자스 레돔 대표는 1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하나의 술에는 만든 이의 가치관과 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 잔의 술을 마시더라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같은 이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전보다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게 그 술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알자스 레돔의 와인에도 부부의 취향과 지향이 담겨있고,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그들은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더하고 억지로 꾸며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것이 가장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고 여긴다. 가령 요리를 하더라도 지나치게 조리하고 조미료로 맛을 더하기보다는 다소 심심하더라도 원재료를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먹는 식이다. 신 대표는 “대단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 건강이나 자연을 고려했을 때 더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이러한 생활 방식이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유기농을 고집하며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고 양조를 하는 것도 이러한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밭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으니 밭을 거닐 때도 숲을 거닐 때와 같은 상쾌함이 있다”며 “건강한 나무가 내게 주는 좋은 기운과 행복감이 있는데, 그런 나무에서 자란 과실로 만든 와인을 마실 때 동일한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행복한 방식으로 만들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고, 그 가치를 다른 이들이 알아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자연스러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두 사람의 가치와 철학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은 알자스 레돔의 와이너리가 단순히 와인을 양조하는 공간을 넘어 수안보라는 작은 마을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자리 잡길 원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현재 부부는 양조장을 배경으로 여러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포도밭과 양조장을 체험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 대표는 “우리의 농사법과 양조법을 보고 이런 방식으로도 농사를 짓고 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술을 매개로 이 공간이 우리의 철학을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조장을 운영하며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지만 쓰러지지 않고 오래오래 이 공간을 가꿔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마쳤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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