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2배 뛰었는데 내년 1억 가나요 [이민재의 쩐널리즘]
'리플·제도권 호재' 비트코인 들썩
신중해야 "제도권 진입 변수도 있어"
[한국경제TV 이민재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9시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3,900만원대에서 순항 중이다. 업비트 기준으로는 4천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천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비트코인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승 가도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 "비트코인 내년 1억 넘는다" 예측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의 가상자산 연구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6천만원대에 오른 이후, 내년에는 1억 5천만원선을 넘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켄드릭은 가격 상승의 근거로 비트코인 공급 감소를 꼽았다. 켄드릭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이 팔기를 주저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켄드릭은 그 수준을 5만 달러로 내다봤다. 앞서 인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DCX의 비제이 아야르 국제시장 헤드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3만5천달러를 넘으면 4만5천달러, 4만8천달러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을 한 바 있다.
반감기도 부각된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4년 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매번 반감기 시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다음 반감기는 내년 4~5월로 예상된다.
▷ '제도권 진입 호재' 비트코인 들썩
공급 감소 호재 외에도 제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큰 상황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재신청한 것이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6개 글로벌 금융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 EDX가 비트코인을 거래한 것도 마찬가지다. 전통 금융기관의 행보가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이끌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미국 SEC에서 일정 부분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리플(XRP)이 미국 SEC와 증권성 여부 관련 소송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둔 점이 대표적이다. 뉴욕지방법원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지난 13일 "리플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때는 증권"이라 면서도 "일반 대중에게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미국 SEC가 증권 거래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법정 다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신중해야…"제도권 진입 변수도 있어"
낙관론이 위험하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해부터 테라·루나와 FTX파산 사태로 인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원화마켓 거래소인 고팍스, 가상자산 사업자 델리오 등이 아직도 사태 수습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엇갈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관점도 살펴야 한다. 앞서 전 시티그룹 사장이자 규제 책임자인 션 터피는 코인베이스가 규제 당국에 증권 거래소로 등록되지 않아 감시공유계약(SSA)으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SSA은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거래, 청산, 고객 식별 정보 등을 공유하는 계약을 말하는데, 과거 비트코인 현물 ETF 반려 사유로 작용했다. 다행히 코인베이스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공동으로 감시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SEC의 판단 여부를 현재로서는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도권 진입에 따른 후폭풍 역시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강화되고 있는 가상자산 회계 지침과 주석 공시에 대한 업계 우려가 부각된다. 한 가상자산 사업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업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내년부터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수의 최상위권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회계 인력이 부족해 새로운 지침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 개편에 착수하는데 부담이 커 이중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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