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각도 ICBM·신형 SLBM 도발 예고?…김여정 "美에 상서롭지 않을 것"

강현태 2023. 7. 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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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통한 담화 발표
"미국에 매우 재미없는 방향
분분초초, 시시각각, 나날이
그들 자신이 체감하게 될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데일리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도발 논의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중국·러시아의 몽니로 공전한 가운데,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미국을 겨냥한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은 14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수록 자기도 더욱 힘들어지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무분별하고도 도발적인 대결 선택을 거두지 않고 계속 행하려들수록 상황은 미국에 매우 재미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그에 대해서는 그들 자신이 분분초초, 시시각각, 나날이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릴 것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와 더불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응성 행동 방식과 범위도 보다 자유분방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장면 ⓒ노동신문

김여정, 지난해 12월
ICBM 정상각도 발사 위협
핵심 대미 억제력인
SLBM 관련 도발 나설 수도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신형 ICBM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하며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은 사거리상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지난 4월 화성-18형 1차 발사에 이은, 이번 2차 발사 성공으로 고체 엔진 등 전반적 기술력은 증명됐다는 평가다. 다만 재진입·다탄두 기술 등을 추가 검증해야 하는 만큼, 김 부부장이 지난해 12월 언급했던 ICBM 정상각도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또 다른 전략도발 카드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이 각종 열병식을 계기로 차례로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ㅅ △북극성-5ㅅ은 직경과 길이를 감안할 때, 기존 잠수함에선 발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그간 준비해 온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뒤, 이를 활용해 신형 SLBM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정보당국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지만, 실제 공개되진 않았다.

SLBM은 은밀하게 발사된다는 특성상 북한의 대미 억제력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북한이 △철도 위 열차 △이동식발사대(TEL) △저수지 △사일로(개폐 형식의 지하 원통형 시설) 등을 활용해 핵미사일 발사 원점을 다변화해 온 만큼, SLBM이 추가될 경우 위협 수위는 더욱 높아질 거란 평가다.

지난 2020년 10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ㅅ이 등장한 모습 ⓒ조선중앙TVⓒ
지난 2021년 1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5ㅅ이 공개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조건 없는 대화' 촉구 韓美에
"적대 정책 철회"하라며
'조건 있는 대화' 거듭 요구
구체적 '조건'은 언급 안해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정세 악순환'을 끊을 방안도 언급했다.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우리가 느끼는 불쾌감도,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정세의 악순환도 끊기게 되어있다"며 '조건 있는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해결책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에 미국이 응하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미국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반공화국 대결 노선을 스스로 포기할 때까지 가장 압도적인 핵억제력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적대시 정책 철회를 2차례나 요구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 부부장 등 주요 당국자들이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금지 △한미 연합훈련 취소 △주한미군 철수 △선제적 제재완화 등을 요구한 바 있는 만큼, 관련 입장을 재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건 없이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한미 제안을 외면한 채, 한미가 수용할 수 없는 협상 조건을 거듭 거론한 셈이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열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中·러 포함 국제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안보리 결의
김여정은 "지루한 비법적 명분"

김 부부장은 화성-18형 도발과 관련한 국제사회 규탄 움직임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철저히 고려해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발사는 국제 해상 및 항공 안전에도 아무러한 위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발사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특히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구태의연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비법적인 명분으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우리의 정당방위권 행사를 또다시 문제시한 유엔 안보리의 불공정하고 편견적인 처사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러시아를 포함해 국제사회 만장일치로 채택된 국제법인 안보리 결의(대북제재)를 '비법적 명분'으로 폄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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