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왜 가짜연기 시키나"…"그 오만함"이라 비판 원로배우는

원로배우 남명렬이 ‘연극 연기는 가짜’라는 취지로 발언한 배우 손석구를 “오만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명렬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석구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첨부하면서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고 평했다.

배우 남명렬. 연합뉴스

남명렬이 지적한 손석구의 발언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그는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고 매체 쪽은 시작할 생각이 없었다가 30살 초반에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연극을 하며)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해야지 (속삭이면 안 되는) 가짜 연기를 왜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그만두고 영화 쪽으로 갔다.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손석구가 2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명렬은 댓글을 통해 “진심으로, 진짜 연기를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거다.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이길.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라고 질타했다. 또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손석구는 지난달 개막한 ‘나무 위의 군대’로 연극 무대에 9년 만에 복귀했다.

현재 남명렬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내려진 상태다. 대신 “몇몇이, 시대를 못 타는 늙은이의 말이라고 타박을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야. 이 친구들아”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남명렬은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했고 1991년 연극 ‘사람의 아들’로 전업 배우 활동에 나섰다. 연극 ‘그을린 사랑’, ‘햄릿’, ‘아버지와 아들’, ‘메디아’, ‘오이디푸스’, ‘오펀스’, ‘두 교황’ 등 수많은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동아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 중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