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1년, ‘홍김동전’의 진가는 이제부터” [들어봤더니]
때는 바야흐로 시청률의 전사 특집. 단발머리에 거뭇한 수염을 그린 홍진경이 등장하자 출연진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진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다양한 분장을 소화하는 다섯 멤버는 몸을 사리지 않고 녹화장을 누빈다. 끈끈한 호흡에 날것의 재미까지 더해지자 마니아 팬층이 화답했다. 콘텐츠 홍수 시대, 방송 1주년을 맞은 KBS2 ‘홍김동전’ 팀이 14일 서울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소감과 앞으로 포부를 이야기했다. 현장에는 방송인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그룹 2PM(투피엠) 우영과 연출을 맡은 박인석 PD가 자리했다.
“인기 비결? 가진 게 없어서…”
이날 출연진과 연출자 모두 감회에 젖은 모습을 보였다. ‘홍김동전’은 출연자 화제성에서 매번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나(굿데이터 코퍼레이션 집계), 평균 시청률이 1%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머무르며 폐지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마니아층을 결집시키며 ‘홍김동전’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현장에도 팬들이 1주년을 축하하는 커피차를 보냈을 정도다. 인기 비결을 두고 박 PD는 “기분 좋은 웃음을 만드는 멤버들의 호흡이 ‘홍김동전’의 강점”이라고 자부했다. 멤버들은 “우리가 가진 게 없어서”라고 입을 모았다. 저조한 시청률로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자조적인 표현이다. 김숙은 “다음 회차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우리 모두 ‘있을 때 열심히 하자’고 의지를 다진다. 팬분들도 그래서 우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PM 이후로 2PM 같은 존재를 또 만났어요”
열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 어디있겠냐만은, 출연진은 ‘홍김동전’에 특히나 애정을 쏟고 있다. 처음으로 고정 예능에 도전한 우영은 적응기를 거쳐 독특한 화법으로 예능감을 펼치고 있다. “자연스러운 천재”(홍진경)라는 칭찬이 나올 정도다. 여타 프로그램에서 진행자 역할을 도맡고 있는 조세호는 ‘홍김동전’에서 예능인으로서의 끼를 아낌없이 펼친다. 예능계를 활보하는 주우재는 “난 ‘유라인’(유재석 라인) 아닌 ‘숙라인’(김숙 라인)”이라고 소개한다. 홍진경과 김숙의 활약은 ‘역시나’다. 분장부터 흐름을 만드는 역할까지 모든 걸 해낸다. 멤버들은 “웃음 부담보다 즐거움이 큰 현장”이라면서 “제작진이 놀이터 같은 분위기를 다져준 덕에 우리 모두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까불고 있다”고 했다. 각자에게 ‘홍김동전’은 남다른 의미다. “2PM 이후 2PM처럼 힘을 주는 곳”(우영), “늘 지지해주는 본가”(주우재), “떡볶이처럼 자주 보고 싶으면서도 짠한 느낌”(김숙), “떨어질 듯 버티며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마지막 잎새 같은 존재”(홍진경), “홍길동전과 달리 마지막 페이지가 없길 바라는 대상”(조세호) 등 비유하는 표현마다 애정이 듬뿍 담겼다. 출연진은 “기분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게 우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홍김동전’은 지금부터가 시작”
1년을 알차게 보낸 박 PD는 “하나라도 더 이상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공법으로 승부해서는 답이 없겠다는 판단”에서다. 작가들에게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못할 것 같은 아이템을 여기서 쏟아내라고 할 정도다. 박 PD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트렌드에 치우친 느낌도 있지 않냐”면서 “‘홍김동전’에서만 볼 수 있는, 틀에 박히지 않은 재미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향성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다양한 특집을 거친 ‘홍김동전’은 프로듀서 라도와 손잡고 음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멤버들의 역량을 믿은 덕에 다양한 시도를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PD는 “다양한 제작진과 만나는 연기자들과 달리 우린 일주일 내내 이 멤버들만 본다. 그런데도 행복하다”면서 “잘할 줄 알았지만 더 잘하는 멤버들 덕분에 힘을 낸다”고 했다. 김숙은 “우려 속 1년을 잘 버텼다”고 자평하며 “우린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앞을 향해 뛰어가겠다. 지금처럼만 응원해달라”고 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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