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가짜연기 싫었다”…남명렬 “오만하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 배우 손석구 공연 실황. 엠피앤컴퍼니

배우 손석구가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가짜연기를 하기 싫어서 연극을 그만뒀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이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연극 원로배우 남명렬이 “오만하다”고 지적하면서다.

남명렬은 14일 페이스북에서 손석구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고 적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도 꼬집었다.

남명렬이 첨부한 기사는 손석구가 지난달 27일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을 담은 내용이다. 당시 손석구는 “(연기를 시작할 땐) 연극만 하려고 했으나, 드라마와 영화로 옮긴 계기가 있다”면서 “(연극) 감독님들이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라’고 하는데, 그럴 거면 마이크를 붙여주지 왜 가짜연기를 하게 하느냐는 마음에 연극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소극장 연극 특성상 속삭이듯 말해야 하는 대사를 큰 목소리로 표현해야 하는 데 대한 반발심을 털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석구가 출연 중인 ‘나무 위의 군대’는 350석 규모 소극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배우들이 마이크를 달고 연기한다.

남명렬은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여라. (차라리) ‘해보니 매체 연기가 잘 맞았다’라고 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남명렬은 이후 다른 글에 “몇몇이 시대를 못 타는 늙은이의 말이라고 타박을 한다”면서 “셰익스피어의 시대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이 친구들아”라고 적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