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시럽급여라니, 일자리 없는 국민 조롱" 여당에 맹폭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정부·여당의 실업급여 제도 개편 방침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자 스스로 내는 부담금(고용보험)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데 마치 적선처럼 생각하는 정부·여당의 태도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어려운 삶을 챙기는 게 정치의 책무인데 어째서 이 어려운 상황을 넘어가기 위한 제도조차 폄훼하고 혜택을 보는 사람조차 모욕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공청회에서 실업급여를 ‘시럽(syrup) 급여’로 빗댄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실업급여를 받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일자리 없어 서러운 국민을 위로하지 못할망정 조롱과 모욕을 하는 건 힘 있는 자의 오만과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실업급여 논란을 ‘주 69시간제 논란 시즌 2’로 규정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업급여 무력화는 ‘주 69시간제’에 이어 노동자들에 대한 2차 대전 선포”라며 “‘실직자의 생계유지와 같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실업급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꼬집었다. .
전날 공청회에서 고용노동부 담당자가 “(실업급여 신청 시) 남자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고 젊은 청년이나 여성은 이 기회에 쉬겠다며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고 한 발언도 비판했다. 선다윗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청년 덕분에 정치했다던 윤석열 정권이 청년 노동자에 ‘부정수급자’ 이미지를 덧씌우며 뒤통수를 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했다.
여당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당정 협의 과정에서 있었던 발언과 관련해 문제 제기도 있지만, 사실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수급하는 일들이 많고 재취업률이 극히 낮다”고 제도 개편을 꺼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중 적극적으로 취업 노력을 안 한다는 우려도 있고, 고용보험 적립금이 2017년도 10조원이 넘었는데 작년에 3조9000억원 정도로 기금 고갈을 걱정할 상황이 됐다”며 “현장의 우려를 취합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럽급여’ 발언 당사자인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일하는 사람은 179만원 받고, 실업급여는 184만원 받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성실히 일해서 열심히 보험금 내는 근로자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2015년 연령별 실업급여 부정수급자 비율’을 공유하며 “부정수급자의 절반 가까이가 50대 이상”이라며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문제부터 시작해 (여당이) 대체 정책의 조준점을 어디로 삼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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