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새마을금고 감독체계 개편…“상호금융 훼손” 우려도
[한국경제TV 서형교 기자]
<앵커>
새마을금고의 예금인출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제 금융권과 정치권의 시선이 ‘감독체계 개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를 금융당국이 직접 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정작 당사자인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모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새마을금고 사태의 원인은 느슨한 감독과 규제 사각지대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6%대로 치솟자 감독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곧바로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졌고 어제(13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현행법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과 공제사업에 대해 행안부와 금융위가 협의 감독하도록 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직접 새마을금고를 감독하고 필요 시 명령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입니다.
[강병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자산 300조 규모의 금융기관을 10여명 남짓한 행안부 인력이 관리·감독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금융감독 전문기관이 건전성을 직접 감독하는…]
현재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4개 상호금융기관은 모두 금융위로부터 신용사업 감독을 받고, 금감원이 검사를 담당합니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만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 개선 작업에 불이 붙은 겁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행안부와 금융위 모두 감독체계 개편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를 감독할 경우 ‘관계형 금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관계형 금융이란 금융회사가 오랜 기간 고객을 상대하며 얻은 정보를 활용해 대출이나 컨설팅을 하는 금융기법을 말합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정량적 지표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데, 정성적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형 금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학계에선 또 다른 대안으로 상호금융기관을 전담하는 별도 감독기구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신용조합 감독기구'가 상호금융기관을 감독하는데, 이를 본따 독립된 조직을 만들자는 겁니다.
[한재준 /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 금감원으로 갈 경우 관계형 금융 취지가 퇴색된다고 하면 별도 감독기구를 만들어 줘야…]
새마을금고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국회에서 차분하게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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