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치솟는 비용, 골퍼에게 선택권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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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5만원입니다." 지난 7월 1일 지인들과 충청도 지역 골프장에 갔을 때 캐디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캐디피가 6월까지는 14만원이었는데 7월 1일부터 1만원이 더 올랐다는 것이다.
골프장 측의 선의에 기대는 것도 지금 같아서는 기대난망이다.
일본처럼 골프장이 부담하는 세율을 골프 요금에 비례해서 매기는 것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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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5만원입니다." 지난 7월 1일 지인들과 충청도 지역 골프장에 갔을 때 캐디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캐디피가 6월까지는 14만원이었는데 7월 1일부터 1만원이 더 올랐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오릅니까?" 묻자 "우린 몰라요. 다른 골프장들이 다 올랐대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2019년 평균 12만 2700원이었던 캐디피는 2021년 13만 1300원으로 올랐고 요즘엔 일반적으로 15만원이다. 비싼 곳은 17~18만원까지 올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골프장들에 호황기는 옛날얘기다. 골퍼로 넘쳐났던 제주도가 상징적이다. 12일 제주도가 발표한 '2023년도 골프장 내장객 현황'을 보면 올해 1~4월 제주도를 찾은 골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명 이상 줄었다. 업계는 8월 예약률이 2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캐디피보다 더 심하게 오른 것은 카트 사용료다. 3년 전만 해도 18홀 기준 8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2만원을 받는 곳이 늘고 있다. 감가상각을 고려해도 비다. 애초에 골프장에서는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를 같이 계산했었다. 이것이 어느 순간부터 슬그머니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가 분리됐다. 심리적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을 덜 느끼게 하려는 골프장 측 노림수다. 둘 다 가격이 오르더니 그린피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제는 카트 사용료만 치솟는 흐름이다. 골프장을 찾는 이들은 줄어드는데, 비용은 더 올라가는 이상한 형국이다.
최근에는 리무진 카트까지 도입되면서 이런 흐름이 심화하고 있다. 리무진 카트는 팀당 16만원~36만원 선이다. 그야말로 초고가다. 골프장에서 초고가 리무진카트를 원하는 골퍼가 얼마나 될까. 이렇게 가다가는 웬만한 골프장 그린피보다 더 비싼 카트 사용료를 낼 판이다. 정상이 아니다.
그린피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 평균적으로 강원도와 충청도 지역 골프장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2021년에 워낙 많이 올라 체감적으로는 하락을 실감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린피 상승 흐름이 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세제 혜택을 많이 받는 ‘대중형’으로 인가받으려면 공정위에서 만든 표준 약관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골프장 분류 체계 개정안이 일정하게 영향을 줬다. 그린피 상승에 대한 저항이 세고 코로나19가 끝나면서 값싼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흐름이 바뀐 한 이유로 보인다.
캐디피, 카트 사용료는 이런 흐름에 나 몰라라다.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골프장 측의 선의에 기대는 것도 지금 같아서는 기대난망이다. 정책적으로 몇 가지 생각해볼 만한 게 있는 것 같다. 우선 골퍼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할 것 같다. 카트나 캐디 없이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면 시행이 쉽지 않으면 조금씩 확대해 가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애초에 했던 것처럼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를 더한 금액을 가격 표시의 기본으로 삼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일본처럼 골프장이 부담하는 세율을 골프 요금에 비례해서 매기는 것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을 찾은 이용객은 5058만명이 넘는다. 저변이 많이 확대됐다. 골프장 측도 이제 역발상을 할 때가 됐다. 노캐디 운영도 생각해 보고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브랜드를 키우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골프장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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