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가능물질’이라는데 섭취는 가능?...WHO “아스파탐, 현재 섭취량은 안전한 수준”

발암 가능성 있지만 증거 충분치 않아
식약처 “1일 섭취 허용량 1㎏당 40㎎ 유지”

인공감미료 관련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무설탕 음료나 막걸리 등에 쓰이는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했다. 다만 현재 섭취량이라면 안전한 수준이라며 사용 기준은 유지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7월 14일(현지 시각) 분류군인 ‘2B(발암가능물질)’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2B군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등급으로,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분류된다.

아스파탐은 식품에 단맛을 주기 위해 쓰는 식품첨가물이다. 열량(칼로리)은 설탕과 동일(4kcal/g)하지만 감미도는 설탕보다 약 200배 높아 소량만으로 단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최근 ‘제로 칼로리’ 선호 경향에 따라 음료·막걸리·과자 등 다양한 식품에 폭넓게 사용돼왔으나 발암 우려가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IARC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확정적 발암 물질), 2A(발암 추정 물질), 2B, 3(분류 불가) 등으로 분류한다. 1군에는 술·담배, 가공육 등, 2A군에는 적색 고기와 고온의 튀김 등이,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 채소류가 포함된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된다.

(출처=연합뉴스)

IARC는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체중 1㎏당 4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섭취 수준이라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1kg당 40㎎’의 기준은 체중 70㎏의 성인이 아스파탐 함유량이 200㎎의 탄산음료를 하루에 14캔 넘게 마셔야 초과하는 허용치다. 이는 해당 성인이 다른 음식물로는 아스파탐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두 기관은 아스파탐의 암 관련성을 따져본 기존 연구 논문과 각국 정부 보고서, 식품 규제를 위해 수행된 연구 등 다양한 출처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아스파탐 유해성을 살핀 결과 “아스파탐 과다 섭취가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스파탐이 인간에게 발암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한계점을 지적했다.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아스파탐은 많은 식품에 흔하게 들어 있어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여전히 맛있을 수 있도록 제품의 제형이나 성분 선택을 바꾸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일일 섭취 허용량 1㎏당 40㎎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IARC의 발암 유발 가능성 제기에 따른 소비자 우려와 무설탕 음료의 인기 등을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기준과 규격에 대한 재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