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못간 휴전…전장연 사흘째 버스 시위, 박경석 대표 체포
나운채 2023. 7. 14. 16:2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4일 서울 동작구와 영등포구의 차로(車路)에서 또 다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과 ‘갈라치기 혐오 정치 STOP’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더 이상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하지 말라”고 외쳤다.
시위는 각각 시작한 지 5분이 채 안 돼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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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사흘째 버스 ‘길막’ 시위
주로 출근 시간 대 지하철 탑승·지연 시위를 벌여왔던 전장연이 이번에는 버스전용차로를 사흘 연속 막았다. 지난 12일과 13일엔 서울 종로구 종로1가와 혜화동 로터리 중앙차로에서 10분가량 시위에 나섰다. 전장연은 “(전장연을) 폭력 조장 단체로 몰아가지 말라”고 주장했다. 시위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장애인을 차별한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반대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전장연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를 벌이는 박 대표 등에 “버스를 막으면 어떡하나” “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전장연 측은 “이렇게 해야 바뀌지 않겠느냐”며 맞섰다. 결국 출근길 시민들은 버스에서 내려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지하철도 모자라서 이젠 버스인가, 진짜 답이 없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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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의혹 제기에 휴전 끝낸 전장연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 ‘탈(脫) 시설’ 등을 주장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왔다. 장애인이 거주시설에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단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전장연은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했고,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가졌다. 지난달 29일엔 오는 9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상정할 때까지 지하철 운행을 지연하지 않겠다며 ‘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휴전은 한 달도 가지 않았다. 지난달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가 전장연과 소속 단체들이 서울시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특위는 전장연과 소속 단체가 2020년부터 3년간 총 476억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이 중 수십억원을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등에 부당하게 썼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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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조작 자료”…서울시 “밀접 관련”
전장연 측은 이에 대해 “전장연은 정부와 서울시에서 단 1원의 보조금도 지원받지 않았다”고 맞섰다. 의혹 제기 근거가 된 서울시 제출 자료에 대해선 “거짓으로 조작·편집된 자료”라고 했다. 특히 전장연은 탈시설을 이끌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이 전장연과 관련이 없는 곳인데도 서울시가 전장연 회원단체에 포함시켜 보조금 지원액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는 “프리웰은 전장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체”라고 반박한다. 이사진 7명 중 전장연 회원단체 대표 4명이 포함돼 있고, 과거 프리웰 산하 장애인 거주시설(향유의집)이 폐쇄될 때 박경석 대표가 법인이사 등으로 관여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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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전장연 사이 갈등 국면은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연은 서울 전역 버스정류장에서 수시로 시위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본인들만의 요구를 관철하려 지속해서 시민 일상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교통권‧출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건건이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시위가 열렸던 지역의 관할경찰서(종로·혜화·동작)에 각각 전장연을 고발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장연은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멈출 때까지 비폭력‧볼복종 버스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vs 전장연 갈등 재격화 전망
서울시와 전장연 사이 갈등 국면은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연은 서울 전역 버스정류장에서 수시로 시위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본인들만의 요구를 관철하려 지속해서 시민 일상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교통권‧출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건건이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시위가 열렸던 지역의 관할경찰서(종로·혜화·동작)에 각각 전장연을 고발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장연은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멈출 때까지 비폭력‧볼복종 버스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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