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이틀 만에 생매장된 아기, 어디에도 흔적조차 없었다

장선욱 2023. 7. 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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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친모에 의해 숨진 갓난아기의 시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관들이 비가 오는 사나운 날씨에도 무성한 수풀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땅속을 연신 팠지만, 그 어느 곳에도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난 아기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폭우 속에 하얀비닐 비옷을 챙겨 입은 경찰관들은 혹시라도 하는 심정으로 겨드랑이를 타고 흐르는 비지땀을 흘려가며 불행하게 스러져간 아기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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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찰청 3일 만에 시신 찾기 위한 작업 중단.

6년 전 친모에 의해 숨진 갓난아기의 시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관들이 비가 오는 사나운 날씨에도 무성한 수풀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땅속을 연신 팠지만, 그 어느 곳에도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난 아기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폭우 속에 하얀비닐 비옷을 챙겨 입은 경찰관들은 혹시라도 하는 심정으로 겨드랑이를 타고 흐르는 비지땀을 흘려가며 불행하게 스러져간 아기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끝내 아무 것도 찾지 못한 채 허무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전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갓난 아들을 살해한 혐의가 불거진 30대 A씨가 암매장했다고 자백한 전남 광양 야산 자락에서 12일부터 3일째 발굴조사를 펼쳤으나 아무런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야산에 암매장된 아기 시신을 찾아 나선 경찰은 이에 따라 자체 논의 끝에 현장 조사작업을 중단했다. 더 발굴조사가 별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아기 암매장 추정지를 중심으로 주변부 정밀 조사를 장시간 벌였으나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무와 바위 등 현장 지형지물을 고려할 때 조사범위를 넓혀도 시신을 찾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뼈가 말랑말랑한 상태의 신생아가 6년 가까이 땅속에 묻혀 있으면 시신이 분해돼 토양화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으로부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이에 따라 검찰 송치까지 남은 기간 범죄영화에나 나올 법한 A씨의 ‘시신 없는 살인혐의’를 규명할 증거 보강수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A씨의 심리상태와 진술의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조사에 투입하고 공범이나 조력자 유무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미혼이던 A씨는 2017년 10월 27일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이틀 뒤 광양의 친정어머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당초 진술과 달리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혼자 기어가지도 못하는 아들을 직접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당초 어머니가 직장에 출근해 빈집에서 아들을 돌보던 중 아이가 돌연 숨져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생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꿔 범행을 자백했다.

A씨의 살인혐의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6년 만에 불거졌다. 담당 지자체는 다른 가족이 키우고 있다는 A씨 주장과 달리 아이 소재가 확인되지 구체적으로 않자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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