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31명, 단체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류승연 2023. 7. 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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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의지 없다 비판받을 것 우려"... 당내 의원 모임 '더미래'도 "의총 결의하자"

[류승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내놓은 '불체포특권 포기'가 당내 반발에 부딪쳐 전날(13일) 의원총회 추인에 실패했지만, 정작 당 내부에선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자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모양새다.

수십 명의 의원들이 14일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역시 성명서를 통해 의원들의 의총 결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31명의 민주당 의원들,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편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 남소연
 
김종민 의원 등 31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 국회의원인 저희들은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그 첫걸음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 권리를 내려놓기 위한 실천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본회의 신상 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도 설명했다.

헌법 제 44조에 따라,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

이들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불체포특권 포기는 혁신위 1호 혁신안"이라면서도 "당 차원에서 추가적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당차원에서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아지기를 바라며 동참 의원들도 추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강병원·고용진·김경만·김종민·김철민·민홍철·박용진·서삼석·송갑석·신동근·양기대·어기구·오영환·윤영찬·윤재갑·이동주·이병훈·이상민·이소영·이용우·이원욱·이장섭·조승래·조오섭·조응천·최종윤·허영·홍기원·홍영표·홍정민·황희 등 총 31명이다.

이날 의원들의 단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참여한 김종민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불체포특권 포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혁신파 의원들이 알음 알음 연판장을 돌렸다"며 "앞으론 체포동의안이 왔을 때 '구명시켜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고 '법원에 가서 당당하게 영장 심사를 받겠으니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달라'고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더좋은미래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서 결의하자"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역시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불체포특권 포기의 의총 결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은 "혁신위는 당의 윤리성 문제 해결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출범했다. 가상자산 관련 의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연이은 사건들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기 위해 의총에서 결정됐다"며 "당 지도부가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화답하고 다짐하며 설치한 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혁신위의 첫 제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마저 않는다면 정부·여당을 향해 날리는 날 선 비판도,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대안 제시도 진정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정권의 부당한 영장청구, 야당의원의 탄압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지만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국민께 한 약속의 중요성을 인식해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 결의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탄을 위한 회기는 소집하지 않는다', '당사자는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임한다'는 등 실질적 행동에 나서라"고도 촉구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할 것과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가결하는 등 내용을 담은 1호 혁신안을 내놨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한 차례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를 열지 않겠다"며 간접적인 동의 의사를 밝힌 걸 제외하면, 민주당은 혁신위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왔다. 

그러자 혁신위는 연신 당을 압박했다. 지난 12일엔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혁신안을 받지 않으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지난 1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선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 선언했으면 한다"며 소속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불체포특권 포기 추인에 실패했다(관련 기사: 불체포특권 포기, 또 '다음에'로 미룬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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