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가로채곤, 정부 탓만 했다…'빌라왕' 움직인 사기범 징역 8년
37명에게 80억원을 가로챈 뒤 정부를 탓한 전세사기 업자에게 징역 8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14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3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빌라 수백채를 사들여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빌라왕'들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75%는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20∼30대로,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고인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씨는 2017년 7월∼2020년 9월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바지 집주인, 이른바 '빌라왕'을 여러 명 두고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올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 씨 등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됐다.
신씨는 이런 방식으로 서울 강서구와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임차인 37명을 속여 보증금 약 8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에게 명의를 빌려주며 범행에 공모한 김모(50)씨 역시 올해 1월 기소돼 별도로 재판받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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