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에서 또 사망 사고, 사업주 엄중 처벌하라"

장재완 2023. 7. 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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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 "중대재해법 적용해야"

[장재완 기자]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와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등은 14일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대전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하여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난 1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금속노조와 대전지역 노동계가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한국타이어지회,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등은 14일 오후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대전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 25분경 한국타이어 대전1공장 PCR(승용차용 타이어)성형공정에서 작업하던 류아무개(50대)씨가 기계설비에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류씨는 지난 3월 발생한 대전2공장 화재로 휴업하다 지난 5월 초 1공장으로 전환배치됐다. 그는 오후조로 출근하여 휴식 교대 작업으로 1인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사고 당일 조회 시간에 관리자에게 작업 불량이 많고 작업량이 저조하다는 질책을 받았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류씨는 화재 이전 TBR(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성형공정에서 작업을 했으며, PCR공정으로 전환배치받은 지 2개월 만에 사고를 당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PCR와 TBR성형공정은 작업방식과 내용이 완전히 달라 류씨가 업무 적응이 힘들다고 주변 동료에게 토로했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노동계는 지난 2020년 11월 18 대전공장 성형공장에서 노동자가 협착사고로 사망했고, 지난 6월 30일에는 금산공장 PCR성형기에서 노동자가 협착사고를 당하는 등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사고발생이 끊이지 않는 것은 충분한 교육과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로 현장 투입, 강도 높은 노동, 형식적인 안전점검, 고용불안 등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기업과 사업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영방식에 그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가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고 조사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 사업주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3일에 한 번꼴로 1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 사고의 위험을 여러 차례 제기해도 감감무소식인 사업장,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사업장, 이게 바로 한국타이어 공장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의 행렬을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논의됐고, 제정되기 이르렀지만 한국타이어 공장에서는 이런 일련의 사회적 흐름과 공감대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며 "사업주는 최소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또다시 우리의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고 분노했다.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와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등은 14일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대전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하여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작업량 저조하다며 공개적으로 고인 압박"

이들은 또 "화재 발생 후 한국타이어 공장은 아비규환이다. 하루아침에 생활의 터전을 잃은 노동자들이 협력 업체까지 다해 1000명이 넘는다. 결국 협력업체 노동자 260명이 권고사직으로 내쫓겼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노동자들은 명예퇴직과 전환배치, 강제휴직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고용불안 속에서 강제 전환배치된 노동자들은 생소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회사는 줄어든 생산량을 메꾸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금속노조가 지난 9년 동안 끊임없이 개선했던 현장이 하루아침에 과거로 회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 "재해자 류아무개 노동자는 전환배치자로 양성 기간 여러 차례 고충처리를 호소했지만, 회사 담당자들은 이를 묵살했다. 사고 발생일에는 관리자가 조회시간에 노동자들을 모아놓고 작업불량과 작업량이 저조하다며 공개적으로 고인을 압박했다고 한다"며 "재해자는 생산압박으로 인해서 휴식교대 시간에 제대도 쉬지 못하고 먼저 들어와서 혼자 사전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가 위험천만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고 노사가 합의하여 자율적으로 위험을 제거하고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감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동일 유사한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이라면서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단 우선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사고의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은 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면서 "한국타이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해 반드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해야 하며 사업주를 엄청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는다"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종성 한국타이어지회장은 "한국타이어에서는 7년에 한 번씩 화재가 발생하고, 6년에 한 번씩 노동자가 죽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동종업계인 금호타이어나 넥센타이어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일이 왜 지속적으로 한국타이어공장에서만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노동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타이어 자본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재사고 이후 한국타이어 공장은 노동자들의 전환배치로 어수선하고 노동 강도는 너무 높아졌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을 더 추구하는 한국타이어 자본은 화재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책임회피 책임전가 한국타이어 규탄한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한국타이어 바꿔내자", "한국타이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하여 사업주를 처벌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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