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점’이 갈랐다…한화오션, HD현중 꺾고 해군 차기 호위함 수주
한화오션이 경쟁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꺾으면서 해군의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14일 군 당국과 조선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날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본계약은 8~9월쯤 체결될 예정이다. 규모는 8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울산급 배치3’ 5·6번함…8000억 규모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전에서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이로 눌렀다. HD현대중공업은 총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 평가에서 0.9735점을 앞섰고, ‘중소‧중견기업 참여’ 분야에서도 0.68점차로 앞섰다. 하지만 결국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른 감점(-1.8점)에 발목이 잡히면서 고배를 마셨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군함 시장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40여 년간 100척 이상의 함정을 건조하며 각자 ‘수상함 명가’를 자부해왔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2018년 이후 군함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태라 이번 수주전에서도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입찰은 수주 여부에 따라 향후 예고된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 등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의미가 각별하다는 풀이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한화그룹 흡수 후 처음 치러진 수주전이기도 하다. KDDX는 최신식 기술이 투입된 ‘미니 이지스함’으로도 불리며, 예상 수주금액만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KDDX는 선체부터 각종 무장까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기도 하다. 당시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나눠 맡았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당시 대우조선의 개념설계 자료를 유출한 혐의(군사비밀보호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아 결국 감점을 받는 등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다.
한화오션은 ‘선도함(현대중공업)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래서 호위함에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하고 복합식 추진체계를 통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하는 등 최신예 함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수상함 2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을 신축하고 300t 규모의 옥내 크레인 2기를 설치해 공정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현장을 직접 찾아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한화오션 측은 “최고 기술의 울산급 호위함 배치3 5·6번함 건조에 최선을 다해 해양 자주국방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도함을 개발, 건조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기술 점수를 받았지만 감점으로 인해 수주에 이르지 못하게 돼 아쉽다”며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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