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취임 100일 윤재옥 "의회정치 복원, 극단적 지지층 걸림돌"

이현주 2023. 7. 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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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진 게 없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
양극단 치우치치 않도록 양당 지도부 뜻 모아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여야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한 뼘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국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도 혁신위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정당 혁신과 정치 개혁에 진일보한 방안들이 도출돼 미래와 혁신을 위한 경쟁에 함께 나서면 좋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로 취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말씀드린 것이 '의회정치 복원'이었는데 사실상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입법 현황을 살펴봤더니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이 329건인데, 197건이 국회에 잡혀있다며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협상 환경이 좋지는 않겠지만 선거법, 내년 예산 등 첨예한 과제들을 원만하게 풀어내고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여당 원내대표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라고 기념일이라든지 특별한 날에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이 아니다"라며 "하루하루 저한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실수하지 않아야겠다, 좀 더 긴장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늘 하고 있어서 특별히 100일 동안 어려웠다 이렇게 기억하기보다는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다음은 일문일답.

-100일 동안 의회정치 복원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은 무엇이었나, 극복 방안은

=결국은 극단적인 지지자들의 행동들로 인해 상당히 진전된 합의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균형 잡힌 생각을 갖고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도록 양당 원내지도부가 그렇게 뜻을 모아서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실업 급여 하한액 폐지에 동의하는 입장이신지

=당정 과정에서 문제 제기도 있었으나 반복 수급하는 일이 많고, 재취업률이 극히 낮다는 우려가 있다. 고용보험 기금도 2020년 10조가 넘었는데 작년에 3조9000억원 정도로 기금이 고갈될 걱정까지 할 상황이 됐다. 실업급여와 관련해 하한을 좀 낮추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어서 일단은 노동개혁특위에서 논의한 걸로 안다. 현장의 여러 가지 우려되는 여론을 취합해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문재인 정부 감사원에서 4대강 감사 관련 재검토 계획이 있나

=심각하게 보고는 있지만, 진상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야 할지는 정부 입장도 있을 것이고 당 입장도 있을 것이라서 논의해서 진상 규명을 하되 이후에 판단하겠다. 그러나 그냥 넘어갈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는 상임위 차원에서 다룰 것 같다는 입장인데, 국정조사가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국정조사는 국민적 요구와 법 위반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해야 양당이 합의할 수 있는데 그런 조건이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문재인 정부 때 시작한 보고서에서마저도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제시가 있었다. 지금 야당에서 주장하는 주장이 억지스럽고 또 양평에 선산이 있고 선대 때부터 땅이 있다는 이유로 이렇게 몰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2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국토위원회 상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거기서 야당이 질문할 사안이 있으면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 속에서 문제가 정리되는 게 맞다고 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석열 대통령 호남권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나왔는데, 향후 총선에서 호남 지지율 올리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 있는지

=균형의 개념 속에서 지역간 통합이나 지역간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분으로 담겨 있다.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비용적인 면보다 지역간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철도를 놓고 지역 간 교류가 많아져야 정치적으로 잘못해서 갈등의 골 깊게 만든 것을 메울 수 있다. 선거도 선거지만, 이 문제는 우리 세대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서 선거 승패 여부 떠나 우리 당이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지난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생 법안이 산적한데, 후쿠시마 오염수와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상임위에서 민생법안이 쌓여있다. 이런 것을 논의하고 하나라도 처리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 정쟁 선동에 갇혀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7월 국회에서는 보호출산제, 우주항공청 설치법, 학자금 관련 교육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법들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 재정준칙도 중요하고, 반도체 2차 전지 관련한 법 등, 기업 승계 부분 등도 입법적 뒷받침이 21대에 돼야 한다고 본다.

-지역구인 대구·경북(TK) 물갈이론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지

=대구 정치권은 너무 피폐해지고 정치력이 엄청나게 약해졌다.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물갈이냐, 좋은 사람으로 해야 좋은 물갈이인데. 저는 TK 정치인들에게 (물갈이가)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좋은 분들이 좋은 정치를 하고 사람 통해서 지역구 문제 해결하는 선순환 되어야 하는데 자꾸 이런 일들이 반복됨으로 인해 지역민들도 불이익을 보고 있다. 또 지역 정치인의 위상이라든지 상당히 나쁜 영향 미치고 있다. 이런 문제가 특히 우리 당을 가장 많이 지지하는 지역의 정치인들이 이런 시달림을 받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가장 애를 많이 쓰는 분들인데. 선거 때마다 이러는 게 바람직한가 생각해봐야 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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