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기며 더 성장한 '작공'... 이번엔 '미션 파서블' 도전
[은평시민신문 박은미]
▲ 작공 아이들의 공부 (사진 : 정민구 기자) |
ⓒ 은평시민신문 |
답답했다. 지원해야 할 아이들은 많은데 교사 인건비는커녕 아이들 식사비도 공간 임대료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교사들은 누구한테 '도와주세요' 소리도 쉽게 못하는 체질이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도와달라는 손을 내밀었고, 많은 시민들이 기대 이상으로 따뜻하게 손을 잡아줬다. 시민들의 움직임에 서울시교육청도 호응하면서 서울 은평구 대안교육기관 '작공'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작공 장보성 교사는 "시교육청에서도 지원을 서둘러서 교사 인건비, 급식비, 프로그램비가 나오고 있고 매달 내는 임대료는 후원자분들의 응원으로 채워 넣고 있다"고 최근 소식을 전했다.
문 닫을 위기를 일단 넘겼다는 것도 기쁜 소식이지만 그보다 이전보다 더 단단한 '작공'이 된 건 큰 소득이다. 작공 식구들은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마음에서 작공의 존재 이유를 잘 실천해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성장하면서 잘 버텨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
▲ 작공 살리기 프로젝트 (사진 : 정민구 기자) |
ⓒ 은평시민신문 |
힘든 시간이었고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작공은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곳의 아이들을 위한 생활비 지원이 여전히 많이 들어 여기저기 제안서도 써보고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다. 가족의 든든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이 조금씩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철이 들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시행착오도 많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지원이 절대적이지만 배움터 공간규모에 따른 정원 수 제한으로 인해 정원 외 아이들 돌봄 비용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작공은 최소 40여 명의 아이들이 오고가며 따뜻한 밥 한 끼와 좋은 어른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공간의 역할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금 작공은 8월에 있을 검정고시 준비로 한창이다. 이번엔 7명의 아이들이 도전에 나섰다. 열심히 준비하는 아이도 있지만 손길이 더 필요한 아이도 있다 보니 한 번에 수업을 진행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작공 교사들은 한 명의 아이라도 놓칠세라 맞춤형 수업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 다른 기쁜 소식이 있다. 자신의 울타리를 쉽게 깨지 못하던 아이들이, 그동안 작공이 내민 손을 늘 수줍게 내려놓던 아이들이 올해는 그 손을 탁 잡기 시작했다. 대학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건네고 서울시 어나더 e-클래스 프로젝트도 참여하는 등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작공은 지금 또 새로운 도전 중이다.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수업과 요가·명상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10월 말 출시 예정인 '미션 파서블' 앱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션 파서블' 앱 제작은 어른 친구들의 경험과 지혜, 또래 친구들의 고민과 경험을 수집하고 리뷰하고 공부하여 세대감성에 맞는 게임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아이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건강한 관계맺기를 배울 수 있다.
장보성 교사는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오픈 소스를 이용해서 이 과정을 해본다는 건 대안교육현장에 어울리는 대안적 프로젝트"라며 "청춘들에게 관계가 덫, 늪, 트라우마 온상지가 아니라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게임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잘 바꿔내며 한층 성장한 작공 식구들의 또 다른 성장을 응원하며 지역의 따뜻한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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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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