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직접 법정출석…반성문엔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 가득
과외 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이 14일 공판준비기일 출석을 위해 법원에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부산지법 351호 법정에서 정유정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전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검찰과 피고인 측이 미리 입장을 정하는 자리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정유정은 이날 사석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중학생 행세를 하며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1분 피해자 A씨 집에 찾아가 110차례에 걸쳐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손목을 절단하는 등 시신을 훼손한 뒤 낙동강 인근에 시신 일부를 유기한 혐의도 있다.
정유정 측 변호인은 이 같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른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못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변호인과 같은 입장인가'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없는가' 등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만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1일 한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정유정에게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정유정이 최근 제출한 반성문과 관련해 "반성문 페이지마다 본인이 쓴 반성문을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며 썼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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