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253>세포가 만들어가는 건강을 지키려면

이근형 2023. 7.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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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수십 조 개의 세포들. 우리 몸이 이처럼 수많은 세포들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러한 세포들은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이기 때문에 평생을 같이 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람들은 세포들의 수명이 대체로 사람의 수명보다 훨씬 짧아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세포가 죽고, 죽은 세포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수많은 세포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까?

세포들의 수명은 대체로 세포가 일하는 환경이 열악한 경우 짧아서 위나 작은창자의 표면에 있는 점막 세포와 백혈구는 1~5일 정도로 가장 짧고, 피부세포도 2주로 짧은 편이어서 우리는 떼가 자주 벗겨져 나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혈소판은 10일, 적혈구는 4개월, 간세포는 300일~500일, 뼈세포는 10년 정도 되고, 가장 수명이 긴 뇌세포와 눈의 수정체 세포, 심장의 근육세포는 손상되지 않으면, 사람이 죽을 때까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들의 수명이 세포의 종류에 따라 다른 이유는 세포의 손상과 복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의 세포에는 세포의 최소 단위인 DNA라 부르는 생체분자가 약 60억 개가 들어 있는데, 우리가 생활하는 동안 많게는 하루 동안 100만 개까지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상된 DNA들은 정상으로 복구되어야 세포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세포들은 활동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DNA가 손상되어 손상된 DNA들을 복구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메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면, 우리 몸은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세포의 종류에 따라 수명이 다른 이유가 된다.

세포들이 죽는 원인은 이 밖에도 많은데, 그 원인을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죽는 ‘괴사(necrosis)’와 세포 안에 준비된 프로그램인 유전자에 의해 스스로 죽는 ‘자멸사(apoptosis)’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세포를 괴사하게 만드는 외부적인 요인에는 독성물질이나 부상, 감염, 혈액 공급의 중단 등이 있는데, 세포가 괴사할 때는 염증을 일으켜 몸 안에서 추가적인 고통이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세포의 자멸사는 괴사와 달리 세포 안에 준비된 프로그램인 유전자에 의해 스스로 죽기 때문에 흔히 ‘자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자멸사는 수명이 다하여 늙은 세포나 불필요한 세포 또는 건강하지 않은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변에 해로운 물질을 전혀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성인들의 경우 하루 동안 500억~700억 개의 세포가, 청소년들은 200억~300억 개의 세포가 자멸사로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자멸사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거되어야 할 세포가 제거되지 않으면 암세포로 변할 수 있으며, 자멸사가 과도하게 일어나 세포가 너무 많이 죽으면, 정상세포의 부족으로 장기나 조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병에 걸리게 된다.

우리 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십 조 개의 건강한 세포들이 숫자가 줄지 않고, 적정한 수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죽어 없어지는 세포는 최소화하는 한편, 그 자리를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들이 메워 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는 세포의 재생(regeneration)이 반드시 잘 이루어져야 한다.

세포의 재생도 세포의 자멸사처럼 세포 속에 준비된 유전자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하나의 세포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개의 딸세포로 직접 분열하는 방법으로 흔히 유사분열이라고 말한다. 유사분열로 만들어지는 딸세포와 원래의 세포인 모세포는 DNA는 물론 기능, 유전 정보 등 모든 면에서 완전히 같은데, 유사분열은 피부세포나 근육세포, 간세포 등 대부분의 세포에서 볼 수 있다.

세포 재생의 둘째 형태는 유사분열의 방법으로 분열하여 재생할 수 없는 세포를 재생하는 방법으로 먼저 줄기세포가 유사분열의 방법으로 분열하여 세포의 수를 늘린 다음, 여러 종류의 가지세포로 분화하는데, 대표적인 예는 골수에 있는 조혈 줄기세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과 같은 혈구 세포들은 유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조혈 줄기세포가 유사분열의 방법으로 분열한 다음,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으로 분화한다.

줄기세포가 먼저 분열한 다음 가지세포로 분화하는 방법의 세포재생은 뇌세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뇌세포는 유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20년 전까지도 어른의 뇌에서는 뇌세포가 한번 죽으면 다시는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뇌의 해마 부분에 있는 신경줄기세포가 유사분열 한 다음, 뇌세포와 비신경세포로 분화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우리 몸에서는 수많은 세포가 죽거나 손상되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손상된 세포들을 정상으로 복구하거나 스스로 죽고, 죽어 없어지는 세포의 자리는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대체함으로써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려 하는데, 너무 많은 세포가 죽거나 손상되어 세포의 복구와 재생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우리는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오래도록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들의 괴사나 손상을 줄이는 한편, 세포의 복구와 재생은 잘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삶이 우리 몸 세포 안에 유전자 형태로 들어 있는 최고 명의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뉴스타트(생명이야기 6편 참조) 생활을 통하여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뉴스타트의 여덟 가지 항목 가운데 첫 번째 생명식은 다양한 과일과 채소, 곡식을 포함한 식물성 음식을 골고루 통째로 충분히 먹되, 특정 음식을 편식하지 않는 것이며, 이와 함께 과잉 섭취할 경우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설탕을 포함하여 가공이나 정제된 나쁜 탄수화물,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소금과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뉴스타트의 나머지 항목인 운동, 물, 햇빛, 절제, 공기, 휴식, 신뢰와 사랑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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