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방위험 '완화' 진단…경기 바닥 찍고 반등 가능성↑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발표
제조업 부진 일부 완화하는 모습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추진 속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6개월째 우리나라 '경기 둔화' 진단을 이어감과 동시에 하방 위험이 완화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커지면서 정부 예상대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지 눈길을 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수출 부진 일부 완화, 완만한 내수·경제심리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 하방위험이 완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하방 위험을 두고 '다소 완화'라고 평가한 것에 비해 이달은 '다소'를 뺀 평가다. 이를 두고 하반기 경제 반등에 더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0% 감소한 54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석유제품 등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6월 같은 기간 11.7% 감소한 531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가 수입 감소를 주도하는 가운데 자본재 수입 감소 폭이 확대했다.

5월 광공업 생산은 1년 전보다 7.3% 감소했지만 전월보다는 3.2% 증가했다. 광업, 제조업 및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늘었다. 전월 대비로는 자동차(8.7%), 반도체(4.4%), 기계장비(6.1%) 등 증가, 통신·방송장비(-16.9%), 화학제품(-2.7%), 기타운송장비(-0.7%) 등에서 감소했다.

내수 부문에서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0% 늘었고 전월보다는 0.1% 줄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잠정치)는 1년 전보다 4.6%,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1분기 설비투자(GDP 잠정치)도 전기 대비 5.0% 감소했지만 1년 전보다 5.9% 늘었다.

6월 소비자심리 동향지수(CSI)는 100.7로 전월 대비 2.7p 상승했다. CSI는 경기 동향을 판단하기 위해 소비자 설문을 바탕으로 산출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와 관련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하면서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직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임에도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늘고 있다고 한 전월 분석에서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분석한 것이다.

KDI는 "제조업 경기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 감소 폭을 축소하고 있다"며 "수출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부진을 털어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88억9600만 달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8.0% 감소한 수치지만 올해 들어 점차 개선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4월과 5월 반도체 수출액은 각각 63억7900만 달러, 73억6700만 달러였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속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 경제체질 개선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긴축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