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당분간 금리인하 기대말라"

고정삼 2023. 7.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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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크게 기대하지 말라"며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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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강연을 하고 있다.ⓒ대한상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크게 기대하지 말라"며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일 기준금리를 지난 2·4·5월에 이어 또다시 3.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많은 분이 금리를 이제부터 인하할 때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심스러운 것은 기저효과 등을 생각할 때 연말까지 (물가가) 3.5%로 올라갈 것 같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요소로 물가와 가계부채를 꼽았다.

이 총재는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갈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켜 봐야 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두 번 정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면 격차가 훨씬 커져서 외환시장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금리 차는 1.75%포인트(p)로 유지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으면 금리 차는 2.00%p로 벌어진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가 불어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3.5%로 했더니 3개월간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가계부채가 큰 것은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떨어지면 좋겠는데, 트렌드가 바뀌는 모습도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부터 금리는 빠르게 올라가지 않겠지만, 올릴 것인지 아니면 더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서는 반등할 것으로 이 총재는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미·중 경제가 우리 수출 양대 축인데,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 같아서 우리에게 좋은 뉴스"라며 "반면 중국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하반기나 내년 성장이 조금 더 불확실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반도체 가격이 더 내려갈 데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얼마나 빨리 올라갈 것인지에 따라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있지만 (올해 성장률을) 1.4%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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