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불볕더위’ 남도는 ‘물난리’ … 기상상황 극과 극

장선욱 2023. 7. 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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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불볕더위 전남은 물난리...'

기상청은 밤사이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제주 상공을 떠돌고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민 오대균씨(46)는 "육지는 물난리인데 제주는 더워서 잠을 못 잔다고 하니 우리나라 땅이 무척 넓은 면적처럼 여겨진다"며 "장맛비가 별다른 인명피해를 남기지 말고 그쳤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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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불볕더위 전남은 물난리...’

전국적 큰비와 달리 제주에는 요즘 열대야와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며칠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제주는 밤낮없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4일 오전 최저기온이 제주(북부) 29.1도, 서귀포(남부) 25.6도, 고산(서부) 25.6도, 성산(동부) 25.4도 등으로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사람이 잠을 자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의미의 기상용어다. 올해 열대야는 제주 9일, 서귀포 5일 고산과 성산 각 3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밤사이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제주 상공을 떠돌고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도는 북부와 서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따뜻하고 습한 남풍류가 강하게 유입돼 당분간 낮 기온이 30∼32도의 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강풍경보가 발효돼 항공편이 결항하고 한라산 탐방이 통제됐지만, 장맛비 걱정을 하는 내륙과는 확연히 다르다. 어르신 등 무더위 취약계층은 그늘을 찾아 나서는 등 폭염을 이겨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중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육지인 전남에는 장대비로 인한 폭우피해가 이어져 마치 다른 나라의 소식처럼 느껴질 정도다. 예년보다 훨씬 더 두 지역 기상여건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린 전남에서는 연일 물난리다.

하천 산책로 43개가 범람했거나 물이 넘칠 상황이고 흙모래가 쏟아진 화순~보성 간 국지도 58호선 구간은 차량통행을 막고 있다. 영광 군남면과 군서면 농경지 110㏊가 물에 잠기고 영광읍 한 주택 담장이 무너졌다.

행정구역이 인접한 광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광주천 둔치주차장 10곳과 하천 산책로 49개 출입구, 광천 1·2교 등 교량 하부 도로 5곳의 통행이 금지됐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화정동 한 주택의 안방 천장이 무너지기도 했다. 광주 무등산과 전남과 전북에 걸친 내장산 등 국립공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지역도 출입이 통제 중이다.

전남과 제주도는 원래 같은 행정구역으로 제주도의 모태가 전남이다. 행정구역이 오랫동안 전남에 속했던 제주도는 1946년 8월 1일 분리해 독립했다.

전남도민 오대균씨(46)는 “육지는 물난리인데 제주는 더워서 잠을 못 잔다고 하니 우리나라 땅이 무척 넓은 면적처럼 여겨진다”며 “장맛비가 별다른 인명피해를 남기지 말고 그쳤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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