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허울 뿐인 혁신위…민주, 마지막 쇄신 기회 놓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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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
하지만 출범한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혁신위는 아직 당의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혁신위는 총선 전 민주당의 마지막 쇄신 기회다.
불체포특권·꼼수탈당·기득권 문제 등 혁신위가 지난 12일 지적한 의제들은 민주당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온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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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포특권 포기 못해 '유명무실 혁신위' 만들어
지도부 입맛에 맞는 혁신,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혁신 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
지난 달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본격적인 총선 국면을 앞둔 중요한 시기, ‘김은경 혁신위’에 사실상 전권을 맡기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출범한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혁신위는 아직 당의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유명무실 혁신위’, ‘당 지도부와 엇박자’ 등 우려의 목소리만 쏟아진다.
정당이 혁신기구를 만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각종 논란과 실책으로 민심이 등을 돌렸을 때, 이를 만회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선거철을 앞둔 시기에 출범한 혁신위는 공천 혁신과 같은 파격적인 의제를 제시한다. 2015년 ‘김상곤 혁신위’가 대표 사례다. 당시 현역 의원 평가 제도를 만들고 ‘하위 평가자 20% 공천 배제’라는 혁신안을 내놨다.
혁신안은 혁신적인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제 당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가 관건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도부의 의지가 좌우한다. 이 때문에 역대 수많은 혁신위는 혁신안을 내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지도부가 혁신안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탓이다. 2017년 정당발전위원회를 이끈 최재성 위원장은 임기를 마친 뒤 "혁신안이 당내 의결 과정을 거치면서 훼손됐다"고 고백했다.
이번 혁신위는 총선 전 민주당의 마지막 쇄신 기회다. 외부인 중심의 혁신위를 탄생시킨 이유가 공천 문제를 건들지 않고 ‘얌전히’ 임기를 마무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불체포특권·꼼수탈당·기득권 문제 등 혁신위가 지난 12일 지적한 의제들은 민주당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온 것들이다. 지도부가 차일피일 시간을 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의견을 내는 것이 맞다.
‘아직 한 달도 안 됐는데 조급하게 보지 마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겐 지난 1년간 변화할 기회가 여러 차례 주어졌다. 당의 입맛에만 맞는 혁신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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