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지는 中 경제…민간·외자에서 돌파구 찾는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과 내수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민간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져 온 고강도 규제와 폐쇄적 정책으로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6월 중국 수출은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전월치(-7.5%), 전망치(0.5%)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0.3%)부터 지난 2월(-6.8%)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 3월(14.8%)과 4월(8.5%) 반등했고, 5월(-7.5%) 다시 고꾸라졌다.
내수 이어 수출까지 위축
中 "일방주의·보호주의 탓" 지적도
수요 부진의 여파로 수입도 줄었다. 중국의 6월 수입은 -6.8%로, 전월치(-4.5%)와 전망치(-6.1%)에 미치지 못했다. 월간 수입은 지난해 10월(-0.7%) 이후부터 8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는 706억달러(약 90조15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치(658억달러) 보다는 개선됐지만, 전망치(939억달러)는 밑돌았다. 뤼다량 해관총서 대변인은 지난달 무역 성과와 관련해 "세계 경제 회복의 약세와 무역 및 투자 둔화, 일방주의, 보호주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이 수출 실적 부진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3%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는 17일 발표 예정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는 지난해 상하이 폐쇄 등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내수 회복 속도가 둔화하면서 마이너스 물가를 코앞에 두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0.0%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월치(0.2%)와 전망치(0.2%)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3월(0.7%), 4월(0.1%), 5월(0.2%)에 이어 4개월째 0%대를 나타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를 기록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치(-4.6%)와 전망치(-5.0%)를 모두 밑돌며 6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냈다.
연일 '개방' 외치며 민간 독려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불확실성 도전 쉽지 않아
당국은 '개방'을 외치며 민간 주도의 경제 회복과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1일 중앙 전면심화개혁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이 자리에서 "투자, 무역, 금융, 혁신 등 글로벌 교류와 협력의 핵심 분야에서 개방과 개혁 심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 개방 수준을 높일 것을 주문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경제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의 최상위 설계를 개선하고,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제도 개혁을 심화해 (외국 투자자의 중국)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리창 총리는 그간 사실상 고강도 규제 대상이던 빅테크 기업들을 한데 모아 독려했다. 리창 총리는 12일 배달 및 차량 호출 애플리케이션인 메이퇀, 동영상 공유 사이트 더우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알리 클라우드 등 플랫폼 기업의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좌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전면적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는 여정에서 플랫폼 경제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대다수의 회사가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내공을 연마해, 혁신과 돌파구를 계속 촉진해 실물경제 발전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 접근, 신기술 및 신사업 보안 평가 등 정책을 개선하겠다"면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규제 시스템을 개선하고, 기업 규정 준수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으로 시장 심리가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앨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내수 부진, 국가 안보 규제 강화, 미국과 유럽 연합의 중국 수출 통제 등의 주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톈쉬안 칭화대 교수는 최근 중국 증권시보에 "기업들이 안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가 레드라인을 공식화해야 한다"면서 "지금 민간경제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기업가들 사이의 자신감 부족"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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