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깊은 바닷속 유령 어부, 정체는 '폐그물'

김봉수 2023. 7. 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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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연근해보다 오히려 심해 해저가 폐어구 등에 의해 더 많이 오염돼 물고기가 죽고 산호초가 썩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25개 지역에 위치한 84곳의 원양 산호초·암초군을 현장 조사한 결과 이중 77곳에서 5cm 이상 크기의 대형 플라스틱 오염 물질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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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
전 세계 심해 산호초군 조사
플라스틱 공해, 연근해보다 심각

전 세계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연근해보다 오히려 심해 해저가 폐어구 등에 의해 더 많이 오염돼 물고기가 죽고 산호초가 썩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초는 물고기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바다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사진제공=Bermuda Institute of Ocean Sciences/Stacy Peltier])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25개 지역에 위치한 84곳의 원양 산호초·암초군을 현장 조사한 결과 이중 77곳에서 5cm 이상 크기의 대형 플라스틱 오염 물질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또 이같은 산호초군을 오염시키는 인간 유래 쓰레기 중 88%가 대형 플라스틱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장 조사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폐기물들은 그물이나 밧줄, 갈고리 등 폐어구였다. 특히 일부 산호초에선 물고기가 방치된 폐그물에 계속 걸려들어 죽어가는 '유령 물고기잡이(ghost fishing)'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해저 암초가 없는 해양 환경에선 인공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보통 해수 표면에 밀집되며, 대체로 비닐봉지 등 생활용품들이 몰려들어 대규모 섬을 이룬다. 하지만 암초가 있는 곳은 다르다. 연구팀은 깊은 바닷속 암초들이 얕은 곳보다도 더 많은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강한 파도와 조류로 연근해 해저의 쓰레기가 심해 암초군 지역으로 밀려들었거나 연근해 해저의 경우 지속적인 청소 작업으로 그나마 덜 오염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전 세계 각 바다마다 각종 오염으로 연근해의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원양 어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문제는 심해 암초군이 많은 물고기들의 서식처라는 것이다. 버려진 그물이나 어구들이 해양 어류ㆍ산호초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부들이 산호초에 얽혀 있던 그물ㆍ밧줄을 끌어당기면서 산호초가 파괴된다. 또 폐어구에 묻어 있던 박테리아 등 미생물들이 산호초를 훼손할 수도 있다.

27일 거제 다대포항에서 굴삭기를 이용해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유엔(UN)에서 논의 중인 플라스틱 공해 종식을 위한 국제 조약에 심해 암초군 오염 제거 문제도 포함되어야 한다"면서 "어부들에게 플라스틱 도구를 덜 사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주거나 생분해성 소재로 된 어구들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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