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전성시대’…“최장기간 ‘넘버 1’ 비결은”
엄청난 연습벌레, 발전 위해 끊임없는 연구
‘송곳 아이언 샷’ 특기, 일관된 경기력 장착
고진영의 전성시대다.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컷 오프’가 됐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8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살아있는 전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159주)를 제치고 무려 161주 동안 ‘넘버 1’의 지위를 누렸다. 세계랭킹 1위 최장기간 신기록이다. 고진영은 3년 4개월이 넘도록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도 고진영의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재 세계 최고의 여자 선수는 고진영"이라고 극찬했다. 라이벌도 인정한 고진영의 힘은 무엇일까.
고진영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강한 정신력이다. 고진영의 캐디백을 들고 있는 데이비드 브루커(잉글랜드)도 강조한 점이다. 그는 2006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오초아의 골프백을 책임지며 오초아의 통산 27승 가운데 21승을 함께 한 ‘특급 도우미’다. 브루커는 오초아와 고진영을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고진영과 오초아의 경기 스타일은 다르다"며 "오초아는 장타를 바탕으로 많은 이글을 뽑아내는 편이고, 고진영은 꾸준함이 강점"이라고 했다. 이어 "정신력이 강한 면은 비슷한데, 위기를 이겨내는 능력 또한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고진영은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하반기에 고전했다. 7월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8위를 끝으로 이후 6개 대회에 나왔지만 ‘컷 오프’ 3회에 기권 1회 등 부진했다. 굳건하던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제는 고진영의 전성기도 끝났다"는 비판적인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고진영은 마음을 다잡았다. 훈련과 함께 멘털 트레이닝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고진영의 루키 시절부터 함께 한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는 "고진영은 심플한 성격이다. 충고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유연하다"며 "이렇게 해보자고 하면 바로 실천했다. 성공하는 이유가 있다"고 칭찬했다. 정 대표는 고진영의 슬럼프 기간엔 "준비하면서 기다리자고 했다"면서 "명상을 추천했고, 마음을 비우는 과정을 강조했다"고 떠올렸다. 고진영은 지난 3월 HSBC 월드 챔피언십과 5월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부활했고, 통산 15승째를 달성했다.
고진영은 천재형 골퍼는 아니다. 동기인 김효주, 백규정에 비해 데뷔 초기에는 주목을 덜 받았다. 고진영은 2017년 비회원 신분으로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해 LPGA 직행 티켓을 확보한 뒤 확 달라졌다. 2018년 신인왕, 2019년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2021년에도 5승을 수확해 상금왕 3연패를 달성했다.
고진영의 성공 동력은 노력이다. 엄청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대회 기간 중에도 흐트러진 점을 찾는다. 고진영은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짧은 휴식기에도 한국에 있던 이시우 코치를 미국으로 초청했다. 100%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매일 오전 6시 30분부터 필드로 나섰다. 손바닥 물집이 터질 때까지 클럽을 잡았다. 시즌 중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코치는 "고진영은 훈련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고진영의 장점은 일관된 경기력이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이 발군이다. 큰 실수가 없어서 타수를 좀처럼 까먹지 않는다. 부진했던 2022년은 제외하곤 평균타수 2위, 그린적중률 5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9년엔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받았다. 지난해 LPGA투어 신기록인 16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작성했다. 또 34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도 달성했다.
중요한 순간 집중력도 발군이다. 짧은 기간 15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힘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다. 이 코치는 "고진영은 ‘언제든지 찬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공을 치는 것 같다. 대범한 스타일"이라면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남다른 승부욕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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