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48)순직 조종사와 어머니 재회 이끌어낸 디오비스튜디오

최동현 2023. 7. 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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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고싶었어요." 환하게 웃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왈칵 눈물 쏟았다.

2020년 설립된 디오비스튜디오는 AI 가상인간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그룹 울랄라세션 멤버 고 임윤택씨와 가수 고 유재하씨의 얼굴을 복원해 화제를 모았던 곳도 디오비스튜디오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우선 20대 윤여정의 데이터에서 말투와 표정을 스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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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상인간 콘텐츠 전문기업 디오비스튜디오
故 박인철 소령 가상인간 구현해 어머니와 만남 주선
배우 윤여정 20대 모습 복원해 광고 활용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

"엄마 보고싶었어요." 환하게 웃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왈칵 눈물 쏟았다. "인철이는 잘 지내니?"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도 만났어요."

최근 국방TV가 공개한 한 다큐에서 고(故) 박인철 소령과 그의 어머니 이준신씨가 나눈 대화다. 박 소령은 2007년 7월 당시 27세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전투기 조종사다. 1984년 순직한 F-4E 팬텀 전투기 조종사 고 박명렬 소령의 아들이기도 하다. 다큐에서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박 소령을 본뜬 가상인간과 이씨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대중에 잔잔한 감동을 줬다.

16년만에 모자의 재회를 이끌어낸 곳이 AI 스타트업 디오비스튜디오다. 2020년 설립된 디오비스튜디오는 AI 가상인간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실사 동영상에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버추얼 휴먼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룹 울랄라세션 멤버 고 임윤택씨와 가수 고 유재하씨의 얼굴을 복원해 화제를 모았던 곳도 디오비스튜디오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는 "박 소령과 임씨의 얼굴을 복원할 때 일반적인 딥페이크와 달리 원하는 형태로 가상얼굴을 그려내는 우리만의 얼굴 편집기술을 적용했다"면서 "박 소령의 경우 약 한달간의 제작기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국방TV의 다큐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편에서 모자가 재회하는 장면.(사진출처=국방부)
디오비스튜디오가 KB라이프생명 광고에서 배우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모습.(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가상인간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곳은 기업의 광고·마케팅 분야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 1월 배우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광고에 담아 크게 주목받았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AI 딥러닝과 디에이징(de-aging) 기술을 활용했다. 디에이징은 나이를 더 어리게 되돌리는 효과나 기술을 뜻한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우선 20대 윤여정의 데이터에서 말투와 표정을 스캔했다. 이후 윤여정 역할을 맡은 대역 모델 촬영본에 디에이징 기술로 만든 20대 윤여정의 얼굴과 목소리를 딥러닝 기술로 적용했다. 오 대표는 "윤 배우가 광고시사회때 자신의 20대 모습을 보고 매우 만족해했다고 들었다"면서 "광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고 파급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가상인간 루이.(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

'루이'는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가상인간 중 가장 유명인사다.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루이는 사람인지 컴퓨터 그래픽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디자인됐다. 루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케이팝과 국내 관광지를 소개했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스타트업 '코리안앳유어도어'의 한국어 강사로도 활동했다.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를 통해 인플루언서로도 활동중이다. 구독자는 12만명에 달한다. 루이가 케이팝과 팝송을 커버한 영상은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다. 오 대표는 "인간과 가상인간을 구별할 수 없고 구별할 필요도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AI와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은 그리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가상인간은 산업 현장에서 기업 인건비를 줄이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며 인간을 이롭게 하고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다. 가상인간 제작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딥페이크 성인물과 저작권 이슈 등 다양한 문제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오 대표는 가상인간 제조기업과 정부, 국민이 힘을 합쳐 가상인간의 오남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음란물과 성인광고 등 많은 문의가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 "실종아동 찾기나 딥페이크 범죄예방 등에는 재능 기부를 하며 가상인간 기술이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돕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류의 디지털 전환이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 활동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국민 스스로도 불법적 서비스를 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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