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두 번 발목잡힌 이마트, 강희석號 '충성고객'서 해답 찾는다
부진 타개 핵심 충성고객, 선택과 집중 전략
이마트가 최근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충성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건다.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앞세워 강희석 대표가 취임 후 줄곧 강조한 온·오프라인 통합을 강화하는 한편, 원가 절감으로 싼값에 선보이는 상품을 확대해 고객의 이마트 채널 방문을 습관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매출은 7조3579억원으로 2.9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마트(할인점)는 안팎으로 고물가에 발목을 잡힌 데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현 SCK컴퍼니) 실적 부진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는 치솟은 물가가 부담이 되면서 2분기 고객 방문이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2분기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은 1%에 그쳤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은 3.8%로, 직전해의 높은 기저도 올해 2분기 실적에 부담이 됐다. 물가 상승은 점포 운영을 위한 고정비도 증가시키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 실적은 휴일 수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 2분기 휴일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해 이를 통한 상대적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주요 연결 자회사의 경우 SSG닷컴과 G마켓은 저효율 상품 프로모션을 자제해 영업적자 축소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SCK컴퍼니 역시 2분기 높은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상장사인 이마트는 단기 실적 개선과 동시에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책은 충성 고객 확보에 있다고 보고, 하반기 충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하반기 숫자 개선을 위해 수익성 우선 전략을 지속하면서 비용 절감 및 점포 효율화에 나선다. 4월 초부터 시작된 1시간 영업시간 단축으로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 주요 점포 리뉴얼도 지속한다. 리뉴얼 후 점포 매출이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하는 등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리뉴얼 오픈한 주요 점포 연수점 역시 4, 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로 13개월 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겼다. 하반기 경기 부진 완화와 소비 회복 흐름 지속 기대감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고물가 영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값싼 상품을 내세우는 마케팅 방식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로 신선, 가공, 생활용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더리미티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대량매입, 유통 과정 개선, 사전 계약, 신규 산지 개발 등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공휴일 수가 지난해보다 2개 많다는 점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형마트, 그중에서도 이마트를 찾는 고객이 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첫선을 보인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강화,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충성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초반 효과는 미미하다. 출범 후 한 달,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전월 및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이마트의 지난달 총매출액은 1조2826억원으로 전월 대비 4.6%,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이 기간 신세계 총매출액은 3903억원으로 전월 대비 11.0%,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회사는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고객 락인(가두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 그룹 관계사뿐 아니라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다른 분야와의 협업도 확대,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 점유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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