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초역세권' 서초 진흥, 50층 도심형 복합주거단지로 재건축
입지 고려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 계획
상가 소유주 갈등은 넘어야 할 산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가까운 준공 45년차 '서초 진흥 아파트'가 50층 높이의 도심형 복합주거단지로 재건축된다. 경부고속도로와 서초대로가 만나는 '서울의 관문'에 입지한 만큼 서울시는 혁신적 재건축 디자인을 유도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초구 서초동 진흥 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최고 10층, 615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50층 안팎의 825가구로 거듭난다. 특히 일자리, 여가, 쇼핑 등 강남 도심의 생활편의를 누리는 도심형 복합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979년 준공된 진흥 아파트는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서초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및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등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아파트 조합원과 상가 조합원 간 갈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에 부침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이 아파트를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지원해왔다.
진흥 아파트 신통기획의 핵심은 ①강남-서초 업무·상업 중심축을 연결하는 도심 복합주거단지 개발 ②경부고속도로 녹지와 단지를 연결하는 녹지생태도심 조성 ③서울의 상징적 경관을 형성하는 다채로운 스카이라인 계획이다.
우선 서울시는 강남 도심 업무·상업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고려해 기존 주거 용도와 더불어 다양한 복합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종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고, 서초대로변으로 연도형(4개층 규모) 상가 및 업무시설을 계획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상지 주변으로 롯데칠성부지, 라이온미싱부지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만큼 앞으로 진흥 아파트의 복합용도 개발을 통해 미래 상업·업무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는 준주거지역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로 녹지공간, 상습 침수구역 개선을 위한 공공저류조(약 2만톤), 공공임대주택 등을 설치하고, 도심형 주거(오피스텔, 업무시설 도입 등), 우수디자인, 빗물이용시설 설치 등 공공성을 확보하는 계획항목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강남 도심은 서초대로테헤란로 양측으로 빽빽한 건물에 둘러싸여 보행자를 위한 쉼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변으로 선형녹지를 확대하고, 녹지 산책길과 단지 내 조경공간을 일체형으로 조성하는 녹지생태도심 단지계획을 수립했다. 시가 지난 4월3일 발표한 ‘경부간선도로 상부공간 공원화’ 계획과 연계해 현재 폭 8~10m의 선형녹지를 30m까지 확대하고, 녹지 산책길과 단지 내 조경공간을 따라 보행로를 연결해 대상지 북측 서일중학교, 서초초등학교의 안전한 통학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대상지가 경부고속도로와 서초대로가 만나는 교차부에 위치한 만큼, 서울의 관문으로서 상징적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향후 건축설계 시 혁신적 디자인의 랜드마크 주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진흥 아파트 신통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연내 정비계획 입안 절차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신통기획 절차 간소화를 적용받아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 및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상가 조합원과의 갈등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지난달 상가 소유주들은 "조합이 추진위원회 당시 합의와 달리 상가 조합원의 아파트 분양권을 박탈하고 상가 면적을 줄였다"며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중앙지방법원이 이를 인용한 상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녹지와 여가공간이 부족한 1970년대 만들어진 강남 도시계획은 ‘재구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그간 단절됐던 강남의 업무·상업 중심축을 연결하고 도심 녹지공간을 확대함으로써, 서초진흥아파트는 ‘직주락(일자리, 주거, 상업)’을 누릴 수 있는 도심형 복합주거단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흥 아파트 신통기획안이 나오면서 강남역 일대 서초동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진흥 아파트와 서초 초등학교를 사이에 둔 서초롯데캐슬클래식은 삼익 아파트가 2006년 재건축된 단지다. 바로 위 서초푸르지오써밋은 2017년 삼호1차 아파트 재건축 아파트다. 강남역 아래로는 서초우성1차·2차·3차가 2016~2020년 각각 래미안리더스원(1317가구)·래미안서초에스티지S(593가구)·래미안서초에스티지(421가구)로 탈바꿈했고, 서초무지개아파트가 2021년 서초그랑자이로 재건축됐다. 신동아1차는 이주가 임박했다.
그 외에 1988년 준공된 36년차 삼풍아파트 역시 재건축을 위해 신탁사를 선정하고 있는 단계다. 추진위원회는 오는 22~23일 소유주를 대상으로 신탁사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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