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 디바’ 바다의 성공 비결 “할 수 있다고 말해보세요”
박로사 2023. 7. 14. 06:00
“아님 유어 팬(I’m your fan). 10년 전부터 거울을 보면서 하는 말이에요. 화나고 짜증 나는 날에도 빼놓지 않고 하니까 좋은 순간이 찾아오더라고요. 자기 자신의 팬이 돼서 ‘난 할 수 있어’, ‘난 멋져’ 해주는 게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겁니다.”
‘한국 최고의 요정 디바.’ 가수 겸 뮤지컬배우 바다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실제로 바다는 지난 1997년 S.E.S로 데뷔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바다는 13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KG 지식콘서트에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밝혔다. 바다는 “특별한 날이다. 등장할 때 어떻게 인사할까 고민했는데 나다운 게 좋을 것 같았다”며 “평소보다 에너지를 낮춰서 올라왔다. 이젠 요정이란 단어는 숨겨두고 싶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편하게 불러주신다”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흰 구두에 흰 수트를 입고 나타난 바다는 오전 8시, 이른 시간임에도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바다는 자신의 노래이자 첫 번째 키워드인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언급하며 “꿈은 하나의 알과 같다고 누가 말해주더라. 품어서 부화시키는 것이다”며 “꿈은 누구에게나 있고 나에게도 그런 알이 있다”고 말했다.
바다는 현재 독보적인 음색과 파워풀한 가창력, 강력한 퍼포먼스를 무기로 뮤지컬 배우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바다는 이날 열린 지식콘서트에서 “데뷔했을 때부터 ‘이것’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카리스마’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카리스마를 가졌을 때 꿈이 이뤄지는 것을 체감했어요. 그렇다면 카리스마를 갖는 법은 무엇일까요. 원래 갖고 태어난 사람이 있고 연마해서 얻게 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18살에 처음 ‘카리스마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때 들은 걸 보니 어느 정도 갖고 태어났나 봐요.(웃음) 그런데 아무리 타고났다고 해도 연마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어요. 마흔살이 넘고 경험을 해보니 카리스마의 유무는 겸손의 차이 같아요.”
바다는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1996년 안양예고 축제인 연암제에 게스트로 출연해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를 부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이듬해 유진, 슈와 함께 그룹 S.E.S로 데뷔했고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국민 요정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에 이어 솔로로도 성공을 거뒀다.
바다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는 계속된 훈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누가 나한테 ‘어떻게 이렇게 잘하니’라고 물어보면 연습했다고 답했어요. 어느 날은 제가 마돈나 혹은 휘트니 휴스턴이 된 것처럼 연습하기도 했어요. 아파도 무조건 연습했어요. 이미 몸에 루틴이 생겨 안 하면 안 되는 게 되어버린 거죠.”
바다는 성공하기 위해선 약간의 불행함도 필요하다고 했다.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면 된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언급했다.
“어렸을 때 집안에서 여성들의 존재감이 없었어요. 특히 전 막내딸이라 아무 힘도 없었죠. 오빠랑 친척들이 몇만 원씩 받을 때 전 5000 원을 받았으니까요. 그 어린 나이에도 알았어요 ‘이게 내 자리구나’라는 것을요. 그래서 결심했죠. 보여주겠다고.”
바다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계속해서 나아갔다. 인내심을 갖고 나답게 살겠다는 일념으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를 잡게 됐다. 여기에는 바다의 노력이 있었다.
“여러분이 볼 때의 전 어느 정도 꿈을 이룬 사람처럼 보일 거예요. 그런데 정작 꽃은 피우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지금도 꿈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나는 열매는 있는데 왜 꽃은 없지?’ 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졌어요. 그런데 꽃 없이 열매 맺는 무화과라는 과일이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그냥 인정하고 ‘나는 무화과구나’, ‘이런 사람도 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바다다. 그는 데뷔 이후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도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대 때는 모든 사람들이 경쟁자였어요.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요. 우울증은 없었지만, 불면증이 생겨 엄청난 악몽에 시달렸죠. 저에게 라이벌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어요. 비욘세, 레이디 가가도 저한테 라이벌이었어요.(웃음) 결과만 다를 뿐 제 노력이 그들보다 못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30대 후반이 되니 알게 됐어요. 모두가 꽃이 필 때 안 핀다고 해서 꽃이 아닌 게 아니라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넌 겨울꽃이야’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어요. ‘남들 다 필 때 똑같이 피는 게 아니라 남들이 질 때 필 거야’라는 뜻이었죠. 그 말씀을 아직도 힘들 때마다 생각해요.”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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