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한국대통령이 왜, 나토 정상회담에 갔나····?
구 소련 붕괴로 독립한 북유럽 소국 리투아니아에서 11, 12일 열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은 국제정치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구 소련 붕괴 이후 유명무실해졌던 NATO가 30여년만에 부활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NATO 회원국 정상들은 새 방어전략을 승인했다. 미군 유럽사령부가 만든 'NATO 부활' 프로그램이다. 이제 미국은 32개 회원국(이번에 가입 확정된 스웨덴 포함)의 무력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게 된다. 각국 국방예산을 늘려 군비확충에 나서게 압박할 것이다. 다국적군을 차출해 유럽의 북쪽끝 발틱해에서 남쪽끝 지중해까지 넘나들며 기동훈련을 한다. 기본적으로 '러시아 봉쇄'라는 냉전전략이다. NATO는 새 냉전시대에 더 강력한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그런데 NATO는 이번 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아시아 국가인 중국을 비난했다. 독재국가 중국이 민주진영을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NATO가 태평양 국가를 파트너로 삼아 '중국 봉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업그레이드된 NATO가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진출하게 됐다.
NATO가 협력할 태평양 파트너 4개국이 이번 회담에 초대받은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 미국이 한국을 일본·호주급 최애 동맹국으로 인정한 셈이다. 한국은 NATO와 군사정보공유 등 협력강화에 합의했다.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국내 정치·사회개혁이 더딘 가운데 국제 외교·안보 노선의 변화는 급가속 중이다. 후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국가 생존 차원의 중대사안으로 주목해야 한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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