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돈의 세계] 진실은 독점할 수 없지만
저마다 보는 풍경은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미 재무장관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봤기에 양측간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고 상호 이익을 추구할 것을 강조했으나 소구력이 있었을까. 2014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서 그녀가 뉴욕대 졸업식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사람의 성장에서 경청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의 말을 듣는 건 우리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시험하는 거죠. 이는 우리가 진실에 대한 독점권이 없다는 사실을 겸손하게나마 인정하는 것이죠.”
진실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 양대 강국의 말이 진실인 양 세상을 휘둘러 혼란스럽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달라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향상됐다. 우리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은 부진하고 중간재 수입이 급증세다. 2021년부터 중국 이외 시장의 수출증가율이 중국 수출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한때 10%를 넘던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작년 1%대로 떨어졌다. 2016년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후 중국의 보복으로 발생한 결과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다른 시장을 개척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썼다. 복병은 있다.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왔다. 일본 차와 경쟁관계라 현대차는 환율문제로 수출의 어려움을 경험했었다. 차 성능도 좋고 친환경차로 무장했으니 이젠 다르지 않을까.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1분기 9년 만에 최저였다. 2분기는 1분기보다 5%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시장에서는 1%대이다. 미·중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대표기업은 선전하고 있다. 진실에 독점력이 없는 세상이라도 경제적 해자(垓子)란 독점적 지위가 기업 생존을 좌지우지함을 명심하자.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왜 신차 비닐 안 뜯습니까” 현대차 싹 뜯은 ‘정의선 스타일’ | 중앙일보
- "저 여자 몸 이상해"...중국 세관 놀래킨 가슴 속 스타킹 정체 | 중앙일보
- 가수 故최성봉, 쓸쓸한 냉동고 안치 끝…매니저가 장례 치른다 | 중앙일보
- "패륜아 비난, 변명 여지없다"…故최진실 딸, 외할머니 신고 사과 | 중앙일보
- [단독] TV 20대, 수신료 5만원인데…KBS 500만원 징수했다 | 중앙일보
- 퇴직금도 없이 한국인 내쫓더니…中, 이젠 OLED 인재헌팅 | 중앙일보
- 이정재·임세령, 루이비통家 며느리 모임 동반 참석 화제 | 중앙일보
- 주윤발,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설' "며칠 전에도 영화 홍보했는데…" | 중앙일보
- 손님은 기자 1명이었다…479억 민속촌, 매년 적자도 메꿔준다 [2023 세금낭비 STOP] | 중앙일보
- 푸틴이 부른 중립국 종말…軍강국 스웨덴 이어 이 나라도 흔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