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8형, 북 역대 ICBM 기록 경신…대미 위협 수위 높였다
북한이 지난 12일 화성-18형 미사일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는 역대 최대 성능을 보여주며 미국 본토를 향한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화성-18형 발사로 지난 정찰위성 실패를 만회하면서 한·미 압박과 북한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 하루 만에 행동으로 경고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미 공군의 전략자산인 B-52H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돼 한국 공군과 연합공중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김 위원장 참관 아래 전날 ‘화성포-18형’의 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13일 화성-18형의 첫 번째 시험발사 후 90일 만에 평양의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발사에 나선 것이다. 당시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 ICBM을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처음 쏘면서 기습 발사 능력을 끌어올렸다.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에 보관되는 고체연료 ICBM에서 콜드론치 방식이 적용되면 액체연료를 썼을 때보다 은밀하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북한은 이번 발사의 세부 수치를 공개하며 이전 시험발사 때보다 성능이 향상됐음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미사일이 최대 정점고도 6648.4㎞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1.2㎞를 4491초간 비행해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전했다.
해당 정점고도와 비행시간은 그동안 북한 ICBM 발사에서 최고 기록이다. 앞서 최고 수치는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이 기록한 정점고도 6045㎞, 비행시간 4151초였다. 지난 4월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의 경우 군 당국은 미사일이 1000㎞를 날아가면서 정점고도는 300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4월 1차 시험발사 때처럼 이번 역시 3단 로켓인 화성-18형의 1단부는 정상 각도로 발사됐고, 2·3단부는 고각으로 발사됐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대미 위협 수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은 지하 시설에 장기간 숨겨놨다가 유사시 꺼내 즉각 발사할 수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탄두 중량을 1000㎏으로 가정한다고 해도 1만50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엔진 출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성-18형의 실전 배치가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센터장은 “북한이 고추력의 중대형 고체로켓추진체 개발 및 기술을 검증했다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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