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머나먼 민주화… ‘40대 개혁 돌풍’ 총리 무산

김지애 2023. 7. 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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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의회가 13일 실시한 총리 선출 투표에서 유일한 후보로 나섰던 피타 림짜른랏(43) 전진당(MFP) 대표가 과반 득표에 실패, 총리에 오르지 못했다.

피타 대표는 이날 실시된 총리 선출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상·하원 전체 749석(상원 249석·하원 500석) 중 324표를 얻어 과반인 375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태국 타이랏TV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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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 투표서 324표 확보 그쳐
오는 19·20일 회의서 다시 투표
정국 안갯속… 대규모 시위 우려
태국 야권의 총리 후보로 나섰으나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데 실패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가 13일(현지시간) 방콕 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태국 의회가 13일 실시한 총리 선출 투표에서 유일한 후보로 나섰던 피타 림짜른랏(43) 전진당(MFP) 대표가 과반 득표에 실패, 총리에 오르지 못했다. 피타 대표는 ‘왕실모독죄’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 5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전진당을 제1야당으로 만든 인물이다. 군부 영향이 강한 의회의 선택과 민심의 선택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면서 태국 정국은 크게 불투명해졌다.

피타 대표는 이날 실시된 총리 선출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상·하원 전체 749석(상원 249석·하원 500석) 중 324표를 얻어 과반인 375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태국 타이랏TV 등이 보도했다. 상원의원 총원은 250명이지만 전날 1명이 사임해 249명이 됐다. 그는 야권의 8개 정당 연합을 통해 하원에서 312표를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투표에서 182명이 반대표를 던지고 199명이 기권하는 등 반대 세력이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다.

피타 대표는 기업인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으로, 태국 명문 탐마삿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유학했다. 그가 이끄는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등 개혁적인 공약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었다.

태국 정치 제도 상 총리가 되려면 의회 투표를 통과해야 했으나 군부에 의해 구성된 상원에 가로막혔다. 태국은 하원 500석은 국민들이 선거로 뽑지만 상원 250석은 군부가 지명하는 인물로 채워진다.

더욱이 투표 전날인 지난 12일 태국 선관위는 피타 대표가 2007년 방송을 중단한 미디어그룹 iTV 주식 4만2000주를 보유한 사건을 헌법재판소에 넘기며 그의 의원직을 정지할 것을 권고했다. 군부 진영은 지난 5월 총선에 앞서 피타 대표가 iTV 주식을 보유한 것이 언론사 사주나 주주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 헌법에 어긋난다며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헌재는 이와 별도로 왕실모독죄 폐지 공약에 관한 사건도 심리하기로 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의원직이 박탈되고 전진당도 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피타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태국 정국이 혼돈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 시민들은 전날 선관위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시위대 집결을 막기 위해 전날 밤 12시부터 국회의사당 청사 앞 일부 도로를 폐쇄했으며, 15일까지 국회의사당 반경 50m 이내의 모든 공개 집회를 금지했다.

태국 의회는 오는 19일과 20일 총리 선출을 위한 2·3차 상·하원 합동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횟수나 기한에 제한이 없어 피타 대표가 다시 출마할 수 있다. 다만 재투표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야권 8개 정당이 새로운 총리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외신들은 지난 총선에서 2위를 차지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프아타이당이 다른 총리 후보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어떤 경우든 의회 내 과반 지지를 얻으려면 군부와 손을 잡아야 한다.

한편 해외 망명 중인 탁신 전 총리가 귀국을 미뤘다고 그의 막내딸이자 프아타이당의 총리 후보인 패통탄 친나왓이 밝혔다. 지금 입국하면 투옥 가능성이 있어 정권 교체 이후 귀국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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