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오픈AI 대항마 ‘xAI’ 설립…구글은 “한국과 협업”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에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 한때 오픈AI를 공동창업했다 갈라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 주인공이다. 머스크 CEO는 12일(현지시간) AI 기업 ‘xAI’를 설립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xAI는 홈페이지를 통해 xAI는 머스크 CEO가 직접 지휘한다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오픈AI 등 AI 기업에서 온 인재들이 합류했다. 딥마인드 엔지니어 출신인 이고르 바부슈킨을 비롯해 구글 출신 토니 우, 크리스천 세게디, MS 출신 그레그 양, ‘AI 구루’인 제프리 힌튼 밑에서 공부한 토론토대 조교수 지미 바 등이 xAI 팀원으로 공개됐다.
xAI 측은 “트위터를 합병한 모회사 ‘X 코프’(X Corp)와는 별개 회사이지만, 트위터와 테슬라 및 다른 회사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xAI의 목표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챗GPT 돌풍이 한창이던 지난 3월 “강력한 AI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공동서한에 서명했다. 그랬던 그가 직접 AI 기업을 만들어 오픈AI 추격에 나설 만큼 AI 산업 주도권 경쟁은 치열하다.
xAI가 유리한 건 트위터·테슬라 등 머스크 CEO의 기존 사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트위터는 텍스트·오디오·동영상 데이터가 쌓인 ‘AI 학습 데이터 금광’이다. 테슬라의 전기차나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도 xAI가 추후 개발할 AI 모델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챗GPT로 생성 AI 돌풍을 일으킨 오픈AI는 최근 주춤한 모양새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챗GPT 웹사이트에 대한 전 세계 데스크톱 및 모바일 트래픽이 전달보다 9.7% 감소했다. 순 방문자 수도 5.7% 줄었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도 조만간 상업용 AI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구글이 투자한 앤스로픽도 지난 11일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보다 3배 많은 내용을 한 번에 프롬프트(명령어)창에 입력할 수 있는 ‘클로드2’를 공개해 주목 받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초거대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기존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칼로 2.0’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LG AI연구원도 다음 주에 초거대 AI 엑사원의 개선된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시킨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다.
챗GPT의 대항마 ‘바드’를 내세우는 구글은 한국 산업계의 ‘AI 파트너’를 자처하고 나섰다. 구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인공지능위크 2023’ 행사를 열었다. 구글은 과기정통부와 함께 ‘머신러닝 부트캠프’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해 추진하고, 학생·창업가와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스타트업 스쿨’도 시작한다. 국내 연구 조직인 ‘AI 혁신허브’와 구글 연구진 간 학술 교류회도 진행한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AI분야뿐 아니라 여러 기술 분야에서 구글은 한국 산업계와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요시 마티아스 구글 엔지니어링 및 리서치 부사장은 “관계 부처뿐 아니라 여러 기업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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