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부족…온갖 질병 시달려" 우크라 여군 6만명 고통 호소

하수영 2023. 7. 1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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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사이 국경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을 때 숨진 여군 올가 세미디아노바. 사진 벨라루스 매체 '넥스타'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침공으로 일어난 우크라이나 전쟁이 17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조국을 방어하기 위해 전장에 나선 6만명의 우크라이나 여군이 처한 열악한 환경의 실상이 낱낱이 공개됐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11일(현지시간) '데일리 비스트 보고서'를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여군 중 상당수는 자신의 신체에 맞지 않은 너무 큰 군복과 군화를 착용하고 전장을 지키고 있다. 군복이나 군화 등 여성을 위한 군 물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군인 알라리나는 “너무 큰 군복과 군화 탓에 이동성이 떨어진다”며 “가장 힘든 것은 30파운드(13kg) 무게의 방탄조끼를 입고 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슴이 있는 여성에게 이 방탄 조끼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28세 여군 루나는 “몸집이 작은데, 체구에 비해 군복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루나는 한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꽃집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포병 부대를 지휘하고 있다.

또 다른 애로사항은 생리대 부족과 화장실 문제다. 자신을 줄리아라고 밝힌 한 여군은 “우리 모두 방광염이나 난소염증, 요통에 걸렸다”며 “전쟁 장기화로 우리는 온갖 종류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런 여군들의 고충이 알려지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 장관은 “여성용 방탄조끼와 방탄헬멧 등이 현재 전투 부대에서 테스트 중”이라며 “더 많은 주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전선을 지키고 싸우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며 “그들은 전 세계를 위한 용기와 헌신의 롤모델”이라고 칭송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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