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이어 PPI도" 뉴욕증시, 인플레 둔화에 장초반 상승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을 하회하자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화 가치와 국채금리는 미끄러졌다.
이날 오전 10시13분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6.73포인트(0.31%) 오른 3만445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포인트(0.54%) 상승한 4496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8.62포인트(0.92%) 높은 1만4047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부동산, 유틸리티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 통신주, 임의소비재 관련주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구글 알파벳은 2.81%, 아마존은 1.93%, 엔비디아는 1.90%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델타항공은 사상 최고 분기 수익을 발표하고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면서 강보합을 나타냈다. 펩시코 역시 호실적을 공개하며 오름세다.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2026년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월트디즈니는 약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날 소비자물가에 이어 이날 오전 공개된 생산자물가 지표, 기업 실적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연일 둔화세를 나타내며 긴축 경계감이 덜어진 모습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도매물가 격인 6월 PPI는 전년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2020년8월 이후 최소폭이다. 월가 전망치(0.4%)를 하회한 것은 물론 5월 오름폭(0.9%)보다도 축소됐다. 전월과 비교한 PPI 역시 0.1%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예상(0.2%)을 밑도는 둔화세를 나타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년 대비 2.6%, 전월 대비 0.1% 올랐다.
이러한 도매물가 지표는 전날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공개됐다.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정책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추가 지표가 확인된 셈이다. 통상 도매물가 상승분이 향후 소비자 물가로 전가된다. 주요 외신들은 "미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했다는 증거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CPI에 이어 PPI까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재확인한 Fed가 연내 두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 상 전망보다 일찍 긴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한층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당장 오는 25~26일 열리는 7월 금리 인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도 7월 금리인상 이후 9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7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3%가량 반영 중이다. 이후 9월 동결 전망은 82%대를 나타냈다. 동결 전망은 전날 CPI 공개 직후부터 높아진 상태다. 9월에 추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은 11%대에 그쳤다.
Fed 내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 압박과 함께 과열된 노동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2000건 감소한 23만7000건을 기록했다. 25만건 증가할 것으로 본 시장과 달리 감소세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PPI는 전날 CPI가 보여준 인플레이션 냉각을 확인했지만, 예상보다 낮은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노동시장 우려를 상기시켰다"면서 "Fed는 여전히 2주 내(7월 FOMC)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며 투자자들은 실적시즌 시작에 따라 기업 대차대조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Fed 당국자들도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것이고, Fed가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 델타항공과 펩시코 모두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기록하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통상 월스트리트의 실적시즌 신호탄으로 평가되는 JP모건, 웰스파고, 시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는 다음날인 14일 시작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8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64%선까지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0.5%이상 떨어진 99.9선을 나타내며 100선이 붕괴됐다.
유럽증시도 오름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95%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영국 FTSE지수는 0.5%, 프랑스 CAC지수는 1%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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