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신간]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조상 때부터 발달해온 생존 본능에 생각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수렵·채집 생활을 했던 먼 과거에는 잡아먹을 수 있는 물고기나 토끼들이 출몰하는 곳을 기억해야 식량을 구할 수 있었다. 또, 맹수가 나타나는 패턴을 파악해야 생존이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뇌는 ‘과거 회고적’이고 ‘패턴 지향적’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도마뱀의 뇌는 자꾸만 실수를 저지른다. 우리가 참여하는 금융 시장은 자연스러운 환경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상승장이 계속되던 시장은 도마뱀의 뇌에 치명적이다. 우리의 낡은 뇌는 상승을 거듭했던 과거의 영광만 기억하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경제적 신호들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돈을 잃게 만든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도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누군가는 팬데믹 이후 계속된 놀라운 상승장만 기억하며 계속 ‘물타기’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제 호황은 완전히 끝났다’며 투자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뺀 채 움츠러든다.
저자는 뇌과학이나 거시경제학 둘 중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금융 시장 환경을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시장을 만드는 주체는 결국 참여자인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뇌와 경제를 모두 이해해야 비로소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미래를 완벽히 점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내가 지금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정도의 지식을 제공한다. 상승장이나 하락장이 오더라도 인간과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만 기억하면 누구든 편안한 투자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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