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대 성능 ICBM 도발에…美 '핵 폭격기' 한반도에 띄웠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두 번째 시험발사로 역대 ICBM 최대 성능을 시험한 다음날 미국은 핵 투발이 가능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띄웠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북 경고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이날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15K와 미 공군의 F-16이 함께 참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서 한·미는 상호 적시적으로 조율된 미국의 확장억제 전력을 신속히 한반도에 전개해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켰다”며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의 이번 훈련은 전날(12일) 벌어진 북한의 화성-18형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실시된 지난 12일 화성-18형 시험발사는 정점고도, 비행 시간 등에서 역대 북한 ICBM의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화성-18형에 적용된 고체연료 기반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 발사는 지하 시설에 장기간 숨겨놨다가 유사시 꺼내 즉각 발사할 수 있는 데다 정상 각도 발사시 최대 사거리 1만5000㎞ 이상으로 미 전역을 겨눌 수 있다. 미국으로선 직접적 위협이 되는 셈이다.
이에 미국은 한·미 전투기의 엄호를 받은 B-52H로 유사시 언제든 북한에 핵 투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B-52H는 6400㎞를 날아가 전술핵 등 사거리 200㎞의 32t의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B-52H는 미국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해질 때 꺼내드는 카드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달 30일로,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다시 발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출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B-52H 외에도 현재 일본 주일미군 미사와(三澤) 기지에 전략폭격기 B-1B 2대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B-2, B-5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핵무기 공격 능력은 없지만 월등한 무장량을 갖춰 대규모 폭격이 가능하다. 1981년 이후 42년 만에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도 조만간 예정돼있다.
이들 모두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 할 만한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미국 역시 북한의 이번 도발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압도적인 능력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지속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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