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수 년간 위암 치료…"잃을 것 없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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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년간 위암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에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9년 바그너 그룹을 떠난 전직 용병단 지휘관 마라트 가비둘린은 더타임스에 "프리고진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라며 "나는 그가 술에 약간이라도 취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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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프리고진, 금주·식단 관리 등 철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년간 위암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에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러시아 탐사보도 전문 독립 매체 '프로옉트'를 인용, 프리고진이 수년간 위암으로 투병하면서 집중 치료를 받아 현재는 호전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소가스 엘리트 클리닉'에서 치료받았는데, 이 병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의 소유주는 푸틴 대통령의 6촌으로 추정되는 사업가 미하일 푸틴이 운영하는 러시아 보험회사 소가스이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이 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는 사실은 지난달 경찰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그의 아파트를 급습했을 때 나온 위조 여권을 통해 확인됐다. 위조 여권 중 소유자 이름이 '드미트리 게일레르'로 쓰인 것이 있었는데, 이 이름은 2021년 입수된 소가스 병원의 '슈퍼 VIP' 환자 목록에도 올라있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이유에 대해 용병들에게" 나는 미쳤다"고 말했다고 프리고진의 한 측근이 전했다. 또 전직 바그너 소속 용병 한 명은 프리고진의 이번 반란에 대해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의 행동이었다"라면서 "이 남자(프리고진)는 위와 장을 잘라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비록 치료를 받아 나아지긴 했어도 프리고진은 레모네이드 한잔 외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 등 평소 식단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바그너 그룹을 떠난 전직 용병단 지휘관 마라트 가비둘린은 더타임스에 "프리고진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라며 "나는 그가 술에 약간이라도 취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리고진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지만 공개되지 않은 그의 모습이 대외적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도 했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면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했으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 만에 반란을 중단했다.
반란 종료 닷새 후인 지난달 29일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프리고진과 비밀 회담을 가졌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당시 면담에 대해 "바그너 지휘관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들은 대통령의 지지자들이고, 병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대통령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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