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입으면 돈 줄게" 매년 수십만 톤 옷 버리는 패션의 나라
프랑스 정부가 의류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수선 보너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선 매년 옷이나 신발 등이 수십만 톤씩 버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베랑제르 쿠이야르 프랑스 환경보전 담당 장관은 지난 11일 파리의 한 의류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표현은 '보너스'지만 고객이 수선할 때마다 품목에 따라 6유로(약 8500원)∼25유로(약 3만5000원)를 할인받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신발 뒤축 수리엔 7유로(약 9900원), 재킷이나 스커트 등에 새 안감을 달면 10∼25유로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1억5400만 유로(약 2187억원)의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수선 보너스 제도로 환경 보호와 일자리 창출의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의류 폐기물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쿠이야르 장관은 "프랑스에서는 매년 70만톤의 옷을 버린다"며 "그중 3분의 2는 결국 매립된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이 제도의 추진을 위임받은 환경단체 '리패션'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33억개의 의류와 신발, 가정용 리넨이 시장에 출시됐는데, 이는 1년 전보다 50만개나 늘어난 양이다.
프랑스 정부는 아울러 이번 제도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쿠이야르 장관은 가급적 많은 수선업체와 제화업체가 이 제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수선 작업장뿐 아니라 관련된 소매업체들이 일자리를 재창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선 보너스 제도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섬유 산업을 개혁하고 패스트 패션을 퇴치하기 위해 추진 중인 광범위한 정책 중 하나다.
2024년 1월 1일부터는 제조업체가 각 의류 품목의 라벨에 화학물질 사용량, 미세 플라스틱 배출 위험도, 재활용 섬유 사용 여부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다만 패션 업계와 경제 단체 등 일각에선 수선 보너스 제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경제 단체들은 "자칫 정부가 국가의 중요 산업을 낙인찍는 것 아니냐"고 경계했다. 또 우파 공화당 의원인 에릭 포제는 "정부가 이미 3조 유로(약 4261조원)의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며 "프랑스 국민의 돈을 창밖으로 던지는 일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오트 쿠튀르 및 패션연합회의 파스칼 모랑 회장 역시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실크 오간자가 폴리에스터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며 새 제도가 명품 업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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