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이크로바이옴 기업, 하나로 뭉쳤다…신약기업협의회 출범

이명환 2023. 7.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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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신약기업협의회 발족
초대 회장에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기업협의회 발족식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2023)' 현장에서 개최됐다. 발족식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바이오협회]

27곳의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들이 협의회를 발족하고 신약개발 활성화와 상호 협력에 나선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기업협의회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로 발족된 협의회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신약 개발 활성화를 중점 추진해나갈 계획으로, 총 27곳의 창립 회원사들이 모였다. 이번 출범식은 1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3)' 행사와 연계해 진행됐다. 발족식에 앞서 개최된 창립총회에서는 회장사 등 초대 임원사를 선임했다. 초대 회장사는 CJ바이오사이언스가 맡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각종 미생물을 뜻한다. 인체에서 소화뿐 아니라 면역이나 뇌 건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활한 소화를 돕는 동시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서 혈당 조절, 뇌 신경 전달 물질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종류에 따라 비만, 대장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모달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시장인 만큼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9년 811억달러(약 103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3년 1087억달러(약 138조53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7.6%에 달한다.

발족식에 이어 진행된 포럼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국내외 동향이 소개됐다. 발표자로 나선 오민규 한국연구재단 차세대바이오단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과 단점을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다수 국내외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미국은 실제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FDA는 지난 4월 미국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Vowst)'를 허가했다. 보우스트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 감염증(CDI)의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오 단장의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관련 특허는 2015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09년부터 10년 동안 출원된 1700여개의 관련 특허 중 미국의 특허 건수가 약 36%를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493건을 출원해 28%의 비중으로 미국의 바로 뒤를 이었다. 기초 단계였던 R&D 동향 역시 본격적인 신약과 진단기술 개발을 타깃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에 나선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중심으로 기전 연구와 기반기술 개발, 제품화 연구를 위해 4000~5000억원가량을 지원하는 신규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의 경쟁력을 위한 조언이 나왔다. 허준렬 하버드의대 면역학과 부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한다. 미국이 하는 것보다도 미리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한국이 압도적 1위가 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천종식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기업협의회장(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명환 기자]

협의회에 참가한 기업들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기업협의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중지를 모으고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장도 환영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시장은 어느 한 곳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협의회 발족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신약사업화 기반을 구축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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