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뒤 팩트검증 노동자들의 그림자…"과로·낮은 급여 시달려"

정현진 2023. 7.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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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가 사실에 입각해 적절한 답변이 나오는지 여부를 미리 검증하는 직원들이 과로와 낮은 임금 등에 시달리며 일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바드가 내놓은 답변이 충분한 출처와 증거에 기반해 나오는지를 검증하는 업무를 호주에 기반을 둔 데이터 회사 아펜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 등에 외주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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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바드' 검증 외주 직원들 어려움 호소
"검증자 지식·검색에 의존…사실확인 어려워"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가 사실에 입각해 적절한 답변이 나오는지 여부를 미리 검증하는 직원들이 과로와 낮은 임금 등에 시달리며 일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 AI 공개 이후 답변의 신뢰도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업무가 크게 늘고 복잡해졌지만,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바드가 내놓은 답변이 충분한 출처와 증거에 기반해 나오는지를 검증하는 업무를 호주에 기반을 둔 데이터 회사 아펜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 등에 외주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업무에 투입되는 외부 인원만 수천명 수준인데, 시간당 14달러(약 1만8000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촉박한 마감일을 지키느라 교육은 거의 받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올해 오픈AI의 챗GPT와 AI 군비 경쟁에 돌입하면서 업무 부담이 커지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지식이 없는 데도 약을 처방하는 문제부터 주(州)의 법률문제까지 답변을 검증해야 했고, 규정에 맞춰 답변을 수정하는 시간은 불과 3분만 주어져 어려움을 겪는 식이다.

검토 항목은 답변이 얼마나 독특한지, 정보가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 6가지 요소가 있다고 한다. 또 이 외에도 답변 자체가 공격적이진 않은지, 지나치게 성적인 내용이 담겨있진 않은 지, 부정확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포함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답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실하게 사실 확인을 직접 수행할 필요는 없고 검색을 하거나 현재 알고 있는 검증자의 지식을 기반으로 하면 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바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액센추어 직원들은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소식통은 "현시점에서 사람(직원)들은 두려워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급여는 너무 낮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모르는 상태"라면서 "그러한 공포에 휩싸인 문화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업무의 질을 높이는 것이나 팀워크를 쌓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증자들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돼 정신적 어려움을 겪거나 부당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는 지적도 있다. AI 챗봇이 내놓는 답변을 한 단계 거르지 않고 직접 보다 보니 잔인한 답변이나 전쟁 영상이나 아동 포르노, 헤이트 스피치 등을 그대로 접해 트라우마를 겪는다고 한다. 또 지난달 아펜에서 근무하던 구글 관련 업무 담당 6명의 계약직 직원이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글과 계약을 맺고 이 업무를 하는 아펜의 직원 에드 스택하우스는 지난 5월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자신들이 콘텐츠를 살피는 시간이 바드가 불완전하고 위험한 제품이 될지 여부를 결정 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을 급하게 해야 하고 구글 측과는 자신들이 작성한 답변에 코멘트를 받는 것 외에 직접 소통은 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구글 측은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우리는 수년에 걸쳐 팩트를 강조하고 편견을 줄이고자 교육을 받아 철저한 검증과 교육, 피드백 절차를 포함한 AI 제품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술 개선 과정에서 계약한 외주 검증 회사뿐 아니라 다른 여러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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