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미국에 2500억 투자해 EV9 만든다…내년 2분기께 양산

기아가 미국에 약 25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지역에서 내년에 첫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서 기아 EV9이 달리고 있다. 사진 기아

12일(현지시간) 기아 미국법인은 미 조지아주(州)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완성차 공장에 2억 달러(약 2500억원)를 투자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2분기께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현재 이 공장에서 텔루라이드·쏘렌토·스포티지·K5 등 4개 차종을 조립 중인데, 추가 투자를 통해 이곳에서 EV9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그간 기아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북미 시장에 판매해 왔다.

숀 윤 기아 북미 및 기아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텔루라이드와 마찬가지로 EV9도 기아의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EV9은 우리가 지금까지 제작한 차량 중 가장 정교할 것이며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지난 13일 충남 아산 일대에 전시된 기아 EV9 내부. 일부 트림은 의전용 차량에 맞게 설계됐다. 김민상 기자

다만 북미에서 생산될 EV9이 IRA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제정한 IRA에 따라 ‘북미 최종 조립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5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을 만들고 있지만 배터리(SK온) 관련 세부지침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기아는 지금까지 조지아주에 19억 달러(약 2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1만40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한 이 지역의 ‘큰손’이다. 이날 발표한 신규 투자로 추가 일자리가 200개가량 생길 것이라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조지아주도 이날 자료를 내고 기아의 투자 소식을 알렸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조지아주와 기아의 오랜 파트너십은 웨스트포인트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자동차 업계 리더로서 기아가 조지아주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1월 31일을 ‘기아의 날(Kia Day)’로 선포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3만8457대를 팔아 제너럴모터스(GM), 포드를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