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구직자 실업급여로 샤넬산다?…차별발언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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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제도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이 논란이다.
'여성 구직자들이 실업급여를 받아 해외여행을 가거나 명품을 산다'는 주장이 문제가 된 것인데,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여성 차별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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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갈라치기…與 사과해야"
실업급여 제도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이 논란이다. '여성 구직자들이 실업급여를 받아 해외여행을 가거나 명품을 산다'는 주장이 문제가 된 것인데,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여성 차별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특위)는 12일 국회에서 실업급여 제도개선을 위 민당정 공청회를 열었다. 논란이 된 건 이 자리에서 나온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 발언이다.
이 담당자는 "저희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어두운 표정으로 오시는데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며 "그다음에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간다"고 말했다. 또 "자기 돈으로 내가 일을 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발언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해 실업급여의 문제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12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산학연포럼 초청 특강연회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청년들 가운데) 한 부류는 아주 어두운 얼굴로 온다고 한다. 일하고 싶은 실질적 구직자다. 일은 하고 싶은데 직장을 잃게 돼서 직장을 찾는 사람"이라며 "또 한부류는 아주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 실업급여 신청하고 받아서 명품 선글라스 끼고 해외여행 다녀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일하는 것보다는 조금 덜 벌고 그냥 편하게 쉬고 싶어하는 그런 구조다"며 "실제로 중소기업은 지금 주력 인력이 50~60대라고 한다. 20대들이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라고 했다.
야당은 청년과 여성 구직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현 정부 여당이 실업급여와 같은 사회 안전망을 얼마나 왜곡하고 편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발언"이라며 "국민의힘은 실업 상태이신 분들을 폄훼하고 여성과 청년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당 내에서도 '성별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옥지원 미래여성전략포럼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실업급여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나온 정부 관계자의 남녀 갈라치기 발언은 당을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며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인가, 도대체 언제적 구시대적 된장녀 선동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당정은 현재 최저임금의 80% 수준을 지급하는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업급여가 높은 탓에 구직자들이 적극적인 재취업 노력하지 않거나 부정수급을 하는 사례가 많아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위 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항간에서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냐는 비판 여론도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이 구직급여 수급자가 최저임금 일자리 취업 시 실소득이 감소하는 유일한 국가라며 하한액 하향 조정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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