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2030년까지 미국 매출 3배로…라면 1위 달성”
지난 1일로 취임 2년을 맞은 신동원 농심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매출 15억 달러’ ‘라면 판매 1위’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e메일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 시장 매출을 지금의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 현지에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며 미국에 본격 진출했고, 2005년 로스앤젤레스(LA) 공장을 가동하며 서부와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 2017년에는 국내 식품 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다.
“미국 라면 시장 1위” 비전 제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농심 라면은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또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주 랜초쿠카몽가시에 제2공장을 완공해 공급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1%, 604.1%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농심의 북미 지역 매출은 4억9000만 달러였다.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도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성장세와 1위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고려하면 미국 시장 비전은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1980년대부터 농심의 해외 사업을 지휘했다. 신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처럼 라면으로 정면승부 하려면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며 1987년 일본 도쿄사무소 근무를 자청했다.
그는 1991년까지 도쿄사무소에서 일하며 일본 시장에 농심 브랜드가 뿌리내릴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이후 농심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해외 시장 진출의 전략을 확고히 다졌다.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가지고 나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제3공장 착공해 시장 공략 가속
신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도 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 운영 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이익률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스마트팜과 비건 푸드,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신 회장은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했고 직급 체계를 기존 5→3단계로 간소화해 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 안성탕면·신라면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젊은 소비자층에게 호응을 얻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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